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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째 두문불출…차베스 둘러싼 ‘진실게임’

석 달째 두문불출…차베스 둘러싼 ‘진실게임’

입력 2013-02-27 00:00
업데이트 2013-02-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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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왔다”는데 보이지는 않고 정부 발표는 ‘오락가락’

암투병을 벌이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석 달째 외부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심이 커지고 있다.

차베스의 건강을 놓고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마저 오락가락하면서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카를로스 아르벨로’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차베스는 “대중 앞에 나타나라”는 국민의 열망에도 ‘투병 75일’이 넘도록 단 한마디 말조차 하지 않고 있다.

기관에 삽입한 관 때문에 말을 하기가 어렵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말은커녕 고향에 온 그의 사진 한 장조차도 공개된 바 없다.

차베스는 18일 쿠바에서 전격 귀국하면서 자신의 트위트 계정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차베스가 정말 글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다.

차베스의 트위터 계정은 이후로 계속 낮잠을 자고 있다.

이같이 두문불출 행각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건강악화설을 넘어 차베스의 생존과 귀국 여부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특히 하루가 다른 정부 발표 내용은 의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22일 차베스가 병상에서 5시간 가량 회의를 했고, 활력이 넘쳐보였다고 밝혔지만 그의 발표가 있기 하루 전날 나왔던 다른 정부 각료의 발언은 상반되는 내용을 담았던 게 사실이다.

21일 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통신정보장관은 국영TV를 통해 “호흡문제가 지속적이며 좋지 못하다”, “근본적인 치료도 특별한 효과없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차베스가 회복에 문제를 겪고 있음을 털어놨다.

이런 탓에 마두로가 군 내부서 터진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차베스의 건강소식을 급조해 발표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2일 트위터 상에서는 마두로에 대항하는 군의 움직임 있었다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차베스 ‘신격화’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베스가 입원했다는 군병원 주변에는 차베스의 사진들이 곳곳에 등장했고, 거리에도 대통령의 사진과 쾌유를 바라는 선전물이 줄줄이 걸려 있다.

차베스가 암투병에 들어간 뒤 나온 측근들의 발표만 봐도 건강상태에 대한 브리핑 외에 차베스가 마치 초인적인 힘을 내 병마와 싸우는 듯한 인상을 줬던 발언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베네수엘라 국영TV는 차베스가 쿠바에서 암치료를 받는 동안 그의 정치여정을 담은 영상물을 내보내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각료들은 차베스를 위해 기도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며 특별 미사를 열기도 했다.

최근 카라카스에서는 가톨릭 성당 외에도 아프리카 후손들의 공동체와 이슬람 사원에서 차베스의 회복을 바라는 의식이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300여명의 원주민들이 모여 연 행사에는 과테말라 출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고베르타 멘추가 참석해 “차베스가 의식을 통해 우주의 힘을 받았다”며 다분히 초현실적인 내용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실 속에서 차베스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이른바 ‘집단적 환각’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지자들이 현실 속 차베스를 넘어 영웅화된 차베스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도 차베스 신화 만들기에 일조하는 듯한 모양새다.

친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현지 여론조사기관 인테를라세스는 최근 들어 차베스와 정부에 우호적인 조사결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업체가 16∼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0%가 차베스의 회복과 권좌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답했다고 베네수엘라 국영TV가 보도했다.

앞서 인테를라세스는 19일 차베스 유고로 대통령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차베스의 후계자인 마두로가 50%의 지지를 얻어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누를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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