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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성폭행범 사망에 “당국 무능” 비난 또 빗발

인도 성폭행범 사망에 “당국 무능” 비난 또 빗발

입력 2013-03-12 00:00
업데이트 2013-03-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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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피고인 람 싱 감방서 자살추정…변호인·가족은 타살의혹 제기버스집단성폭행 사건후폭풍…후진적 성·인권 의식과 허술한 사법망

인도를 들끓게 한 뉴델리 ‘버스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요 피고인이 수감 중에 숨지자 당국의 관리 소홀을 질타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여성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난받은 인도 사법당국이 피고인 람 싱(33)의 사망을 계기로 또다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AP통신 을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버스 성폭행 사건의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인 싱은 이날 오전 5시께 수감 중이던 뉴델리 티하르 교도소 감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침대 시트 혹은 옷가지를 사용해 천장 창살에 목을 맨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소 측은 앞서 밝혔다. 감방에는 동료 수감자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의 수실 쿠마르 신데 중앙정부 내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수감자 안전 관리의 중대한 실패”라고 시인했다.

신데 장관은 “(싱이) 초동조사 결과로는 자살한 것으로 판단되나 정식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작은 사고가 아닌 만큼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데 장관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데는 2~3주가 걸릴 전망이며 뉴델리 시(市)에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한 감시 강화를 지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싱의 변호인과 가족은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리가 없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싱 측 V.K.아난드 변호사는 싱이 “재판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에 매우 만족했고 자살할 만한 상황이 전혀 없었다”며 “부정행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싱의 아버지도 아들이 한쪽 손을 심하게 다쳤기 때문에 스스로 목을 맬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아들이 동료 수감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수감자들과 교도관들로부터 반복적으로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설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던 싱은 지난해 12월 귀가 차 자신의 버스에 탄 23세 여대생을 공범 5명과 함께 집단 성폭행하고 쇠막대로 내상을 입혀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싱을 포함한 성인 피고인 5명은 뉴델리의 ‘신속처리’(fast-track)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피고인들은 최고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으나 모두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 사건은 인도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고, 전국에서 성범죄 근절과 여성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티하르 교도소는 공식 정원의 두 배가 넘는 1만 2천 명 이상을 수용하고 있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이 교도소에서 18명이 숨졌고 이 가운데 2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키란 베디 전(前) 티하르 교도소장은 당국에 “죄수들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싱을 왜 CCTV로 감시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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