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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아이스맨 ‘외치’, 죽기 전 뇌 손상”

“신석기 아이스맨 ‘외치’, 죽기 전 뇌 손상”

입력 2013-06-11 00:00
업데이트 2013-06-1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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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임 기자= 지난 1991년 알프스의 눈 속에서 동결 화석 상태로 발견된 5천300년 전 신석기 시대인 ‘아이스맨’은 죽기 전에 뇌 손상을 입었음이 새로운 연구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0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등 국제 연구진은 ‘외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중년 남자의 게놈을 분석해 혈통과 병력 등을 밝혀낸 데 이어 최근에는 뇌조직의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그가 마지막 순간에 모종의 뇌 손상을 입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했다고 세포 및 분자 생명과학 저널에 발표했다.

외치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사이 알프스의 빙하지대에서 발견된 45세가량의 중년 남자로 어깨에 화살을 맞아 과다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으나 직접적인 사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학자들은 지난 2007년 뇌단층촬영으로 외치의 대뇌 뒤쪽에 난 짙은 반점을 발견해 그가 죽기 직전에 뒷머리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었다.

연구진은 내시경으로 떼어 낸 바늘 끝만한 뇌 조직 표본에서 채취한 단백질체(프로테옴: 특정 세포에서 발현한 모든 단백질)를 분석해 엉겨 있는 혈액 세포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는 외치가 죽기 직전 뇌에 치명적 일격을 받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증거로는 그가 앞머리에 충격을 받았는지, 화살을 맞고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다친 것인지가 입증되지 않았다.

새로 밝혀진 뇌조직 표본 분석 결과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중요한 돌파구를 의미하는 것이다.

밝혀진 502종의 각기 다른 단백질 가운데 10종은 혈액 및 응고와 관련된 것이고 이밖에도 스트레스 반응과 상처 치유와 관련된 축적된 단백질의 존재도 밝혀졌다.

연구진은 지난해 영국 학술원 인터페이스 저널에 외치의 상처 부위 조직 표본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브린’이란 혈액응고 단백질이 핏속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미뤄 외치가 부상 후 곧 숨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단백질은 인체 특정 부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단서”라면서 다양한 분석 기법을 동원한 끝에 마침내 5천년이 넘은 사람의 몸에서 일어난 조직 변화를 밝혀내는 개가를 올렸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앞서 외치가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과 의복, 문신 외에 충치와 관절통, 심장질환, 라임병 등 질환도 밝혀냈다.

학자들은 또 뒤늦게 그의 어깨 부위에서 활촉을 찾아냈고 위 속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해 그가 기습 공격을 받아 숨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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