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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2009년 G20서 컴퓨터·전화 도청”…MB도?

“영국, 2009년 G20서 컴퓨터·전화 도청”…MB도?

입력 2013-06-17 00:00
업데이트 2013-06-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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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기밀문서 폭로…해킹 노려 ‘위장’ 인터넷 카페 차려 남아공·터키 등 동맹국도 노려…영국이 협상우위 점하는데 활용

영국이 2009년 런던에서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개최하며 각국 대표단에 조직적으로 컴퓨터 해킹과 전화 도청을 벌였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20 정상(자료사진) 연합뉴스
G20 정상(자료사진)
연합뉴스
영국은 17일 북아일랜드 로크에른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어서 이번 보도는 큰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G20 회원국이다. 2009년 런던 회의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해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북한 로켓 문제와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감청 내용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국내외 감청망 실체를 폭로한 미국인 에드워드 스노든(29)이 추가로 공개한 기밀문서에서 드러났다.

가디언이 전한 문서 내용에 따르면 영국의 감청기관 ‘정보통신본부’(GCHQ)는 2009년 런던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4월)과 G20 재무장관회의(9월)에서 각국 대표단의 인터넷 및 전화 통신 내용을 대거 가로채는 ‘획기적(ground-breaking) 첩보수단’을 활용했다.

이 문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터키 등 영국의 오랜 동맹국에도 적극적 도청을 벌였다고 적시했다. 도청이 자국 외교관계와 관계없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라 파문이 일 전망이다. 가디언의 이번 보도에서 한국이 도청 대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GCHQ는 2009년 회의 당시 각국 대표단이 주고받은 이메일 본문을 몰래 가로채 분석하고 직접 행사장에 인터넷 카페도 차려 대표단이 쓰도록 유도했다.

이 인터넷 카페는 감청을 노린 일종의 ‘함정’ 시설로 GCHQ는 여기서 대표단의 ‘로그인 키(key) 정보’를 확보했다고 문서는 밝혔다. 외국 정부 요인의 접속 ID와 암호 등을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GCHQ는 또 참여국 인사들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해킹해 이메일 내용과 전화통화를 도청하고 전문 분석가 45명을 동원해 대표단의 전화 통화 실태를 24시간 감시했다.

특히 GCHQ는 각국 대표단이 구체적으로 누구와 전화를 하는지를 실시간 그래픽 화면으로 구성해 GCHQ 작전실 내 15m 대형 스크린에 투영하면서 주시했다.

이렇게 분석된 각국의 통화 정보는 바로 G20 영국 대표단에 넘어가 영국이 신속하게 협상 우위를 점하는 데 활용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GCHQ는 감청 작전의 이유를 “G20 의장국으로서 영국 정부가 설정한 목표와 연관된 첩보를 (영국) 당국자에게 적시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기밀문서는 2009년 고든 브라운 총리 내각 때 GCHQ의 이 작전이 고위직 단계에서 제재를 받았지만, 도청으로 확보된 첩보는 당시 영국 장관들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청은 테러나 군사 분쟁 등 국가 안보에 직결된 사안이 아니라 ‘국제 협상에서 국익 증진’ 등 훨씬 더 폭넓은 목표 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문서를 인용, GCHQ가 특정 범죄에 연루됐다는 개연성이 없는데도 2009년 9월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터키 재무장관과 관료를 ‘잠재적 표적’으로 정해 감청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도청의 목표는 “4월 G20 정상회담에서 맺은 합의에 대해 터키의 견해를 확인하고 다른 G20 회원국과 협력하려는 의향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또 GCHQ는 남아공 대표단의 컴퓨터를 해킹해 남아공 외무부 전산망의 접속권한을 확보하고 G20 및 G8 회의와 관련한 대표단 측 보고서도 가로챘다.

GCHQ는 영국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MI5와 국외 스파이 작전을 수행하는 MI6와 함께 영국의 3대 첩보 기관으로 꼽힌다. 감청을 이끈다는 점에서 미국 NSA와 조직 성격이 비슷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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