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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출구전략 ‘대세’ 확인…시간표엔 ‘여지’

연준 출구전략 ‘대세’ 확인…시간표엔 ‘여지’

입력 2013-07-11 00:00
업데이트 2013-07-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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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연내 축소 가능성을 시사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에는 시장의 부담을 덜어줬다.

연준이 10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같은 날 연설에서 자산 매입 축소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나타났다.

◇ 연준 “노동시장 더 개선돼야 양적완화 축소”

연준이 이날 공개한 FOMC 회의록에는 “’많은’(many) 위원이 노동시장 전망의 추가적인 개선이 있어야 채권매입의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채권매입의 단계적인 중단이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추세적인 방향은 확인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회의에서는 절반의 참석자들이 월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연말까지는 마무리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일부는 경기상황을 더 지켜보고 탄력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달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예상대로라면 FOMC는 올해 안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 사실상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을 낳았다.

특히 이달 초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동향이 호조를 보이자 대다수 시장 전문가는 연준이 오는 9월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FOMC의 지난달 회의록을 통해 연준의 많은 위원이 양적완화 축소의 조건으로 노동시장이 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 만큼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시장의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 버냉키 “상당한 경기부양책 당분간 필요”

연준의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증시는 보합권의 혼조세로 마감했고 미국의 국채 금리는 소폭의 등락을 보였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이 증시 마감 이후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accommodative) (통화) 정책은 당분간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가능성은 더 커졌다.

버냉키 의장의 이날 발언은 양적완화 조치를 이른 시일 내에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 고용 등 양적완화 축소 여건 불완전

많은 연준 위원이 양적완화 축소 조건으로 제시한 미국의 고용 상황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월 850억달러 규모의 국채 및 모기지채 매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확대 공급함으로써 월평균 20만4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는 이전 9개월 평균치인 17만4천개보다 3만개나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지난달 전국 평균 실업률은 7.6%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연준이 정한 실업률 목표치 6.5%보다 1.1%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버냉키 의장도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고용시장의 ‘건강’ 상태를 과장되게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통계상 실업률이 실제 고용 상황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시장, 출구전략 부담 더는 듯…불확실성은 지속

연준의 FOMC 회의록 공개에 큰 반응이 없었던 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부담을 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혼조세로 마감했던 뉴욕증시는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세가 줄었고 미국 달러화 가치는 내려갔다.

증시가 마감된 이후에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나와 정확한 시장 반응은 오는 11일이 돼 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의 지난달 기자회견으로 시장에 충격을 줬던 버냉키 의장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현재의 통화 기조를 당분간 더 유지하고 실업률이 연준의 목표치보다 더 내려가도 기준금리 인상은 시간을 두고 하겠다”며 시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양적완화가 예상보다 늦춰지기는 하겠지만 연준 내부에서 양적완화 축소·종료 시기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존재해 자산매입 축소 시기나 규모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금리 담당 책임자인 브라이언 에드먼즈는 “현재 상황에서 연준의 출구전략을 예상하기보다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에 따라 오는 17∼18일로 예정된 버냉키 의장의 상·하원 청문회 참석과 오는 30∼31일 열릴 올해 5번째 FOMC 정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7월 FOMC 회의 이후에는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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