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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속 꽃 핀 사랑…美총기난사 피해 커플 결혼

악몽 속 꽃 핀 사랑…美총기난사 피해 커플 결혼

입력 2013-07-20 00:00
업데이트 2013-07-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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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영화관 사건 1주년에 화촉…”악몽의 날을 우리 만을 위한 날로”

“악몽이 소망으로…”

지난해 콜로라도 극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피해자 2명이 사건 발생 1주년에 맞춰 결혼한다고 미국 CNN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유진 한(21)과 커스틴 데이비스(22·여) 커플.

평생 잊을 수 없는 악몽이 일어난 지난해 7월 20일 둘은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한 극장에서 함께 ‘배트맨: 다크 나이트’를 보고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이어서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왔지만, 서로 마음을 확인하고 막 사랑을 시작한 때였다.

그때 갑자기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중무장을 한 괴한이 극장에 들어와 관람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12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범행을 저지른 제임스 홈스(25)에게는 살인 및 살인미수 등 166개 혐의로 사형이 구형됐다.

유진 한은 괴한의 난입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그는 순간적으로 여자 친구를 의자에서 끌어내려 몸으로 감쌌다.

총알은 유진 한의 엉덩이와 무릎을 관통했다. 다행히 데이비스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다.

이후 유진 한은 수개월 동안 힘든 치료를 견뎌야 했고, 데이비스는 항상 옆자리를 지켰다. 이제 유진 한은 걷고 뛸 수 있다.

유진 한은 사건이 발생하고 몇 개월 뒤에 데이비스와 텍사스 여행을 가서 사건 1주년이 되는 7월20일에 결혼하자고 프러포즈했다.

그러나 7월 20일에 결혼을 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결심을 요했다.

데이비스는 곰곰이 생각했다.

그동안 자신이 겪어온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렇지만 그녀는 바로 이날 사랑하는 유진 한이 자신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고, 또 이날 유진 한을 잃었다면 자신의 삶이 더욱 고통스러운 악몽에 빠졌을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결국 데이비스는 대답했다. “좋아. 7월 20일에 결혼하자.”

이들은 사건이 발생한 극장에서 약 5㎞ 떨어진 교회에서 결혼한다.

유진 한은 “우리의 삶에 악몽으로 남아있는 날을 우리만을 위한 날로 바꾸고 싶다”며 “우리는 한 권의 책을 덮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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