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왜 추석에 스팸을 주고받을까?”

“한국인은 왜 추석에 스팸을 주고받을까?”

입력 2013-09-19 00:00
업데이트 2013-09-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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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서방 세계와 달라”

‘왜 한국인은 추석 명절 선물로 스팸을 주고 받을까.’

영국 BBC방송의 질문이다.

사실 명쾌한 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팸이 실제로 한국에서 명절 선물로 각광 받고 있다는 것이다.

BBC는 19일 “왜 스팸은 한국에서 고급스러운 음식일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팸은 한국인들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됐으며, 한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스팸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다”고 보도했다.

조리된 돼지고기를 담은 통조림제품인 스팸은 2차 세계대전 이전 미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이래 한국의 충청도 공장을 비롯해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70억 캔 이상이 생산됐다.

BBC는 “이 스팸이 특히 한국에서는 추석 최고 인기 선물”이라며 “스팸은 화려한 포장 박스에 담겨 추석용 선물상품으로 진열되고 가끔은 리본까지 장식된다”고 전했다.

스팸 제조업체 관계자는 “스팸은 한국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는다. 누구나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일 것”이라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유명 배우를 광고에 기용한다”고 밝혔다.

BBC는 이러한 스팸의 이미지가 서방 세계와는 사뭇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국 이외 어떤 나라에서 청춘 커플이 낭만적인 저녁 외식을 마다하고 스팸 한 접시를 먹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TV 광고가 나오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달리 스팸이 한국에 도입된 기원은 초라하다고 소개했다.

스팸은 한국전쟁 기간 미군에 의해 한국에 들어왔다. 식량이 부족하고 특히 고기는 구경도 하기 힘들 때 사람들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이용했다.

BBC는 “그때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스팸, 소시지, 베이컨 등은 귀한 음식재료였고 이를 매운 국물에 넣고 끓인 것이 부대찌개의 기원이 됐다”며 1954년 미군 부대 옆에서 장사를 하며 부대찌개를 개발했다는 호기숙 씨의 인터뷰도 실었다.

그렇게 한국인의 식탁에 오르게 된 스팸이 이후에도 생명력을 유지하더니 이제는 한국사회 음식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BBC는 전했다.

한 손님은 “한국의 매운 국물과 미국 햄의 결합. 이거야말로 완벽한 퓨전음식 아니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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