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이 예산 전쟁에 따른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이후 거센 역풍에 시달리고 있다.

주로 공화당이나 공화당 내 보수 티파티 세력이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내년 중간선거에서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최근 전국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현직 의원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4%인 반면 다른 후보를 찾아보겠다는 답변이 66%에 달했다.

내년 중간선거 대상은 상원 100석 중 35석과 하원 435석 전 의석이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여기는 유권자가 30%, 공화당원으로 생각하는 유권자가 24%였고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라고 대답한 유권자는 40%였다.

정치 전반에 대한 혐오감으로 과거보다 부동층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셧다운 사태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의 책임이 공화당과 티파티에 있다는 전반적인 여론이 반영돼 당장 오늘 선거가 치러진다고 가정할 때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49%, 공화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답변은 38%였다.

또 응답자의 81%는 이달 1일부터 열엿새간 진행된 것과 같은 셧다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찬성한다는 답변은 17%에 그쳤다.

공화당원과 무당파의 셧다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67%에 달했고 티파티 운동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도 과반이 셧다운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공화당의 협상 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셧다운 직전에도 63%로 높은 편이었으나 셧다운 이후 77%로 더 치솟았다.

공화당에 대한 호감도는 32%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고 비호감도는 63%로 올라갔다.

티파티에 호감이라는 응답도 23%로 내려앉았다.

티파티 지지자 사이에서는 티파티에 대한 호감도가 75%였으나 일반 공화당 지지자는 티파티에 대한 비호감도가 64%에 달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이 특히 이번 사태로 심각한 상처를 입었고 당내 일반 당원과 극우 보수 성향의 티파티 세력 간 심각한 분열상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셧다운 사태의 책임 소재를 묻는 질문에 53%가 공화당, 29%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꼽았고 15%는 양쪽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주당도 비판을 면하지는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처신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61%였고 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49%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정치권이 내년 초에는 다시 위기를 맞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답변은 27%에 불과한 반면 확신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72%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