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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나의 투쟁’ 전자책 인기…유대인들 우려

히틀러 ‘나의 투쟁’ 전자책 인기…유대인들 우려

입력 2014-01-17 00:00
업데이트 2014-01-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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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의 자서전 ‘나의 투쟁’(Mein Kampf)이 전자책으로 인기를 끌면서 유대인 단체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전자책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나의 투쟁’ 독일어판(가격 0.99 달러)은 미국 아마존닷컴의 전체 독일어 전자책 중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또 이 책의 영어 번역판(가격 4.79 달러)은 아마존 킨들 베스트셀러 목록의 ‘파시즘’ 분야와 ‘선전 및 정치 심리’ 분야에서 각각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튠스의 정치·시사 부문에서는 두 가지 다른 영어판(각각 2.99 달러, 0.99 달러)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있다.

이처럼 ‘나의 투쟁’ 전자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독일어판의 판매량이 상당히 많은 점으로 미뤄 이 책을 합법적인 인쇄본으로 사서 보는 것이 불가능한 독일에서 수요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에서는 이 책이 반국가단체인 나치의 선전물로 간주돼 1945년 이후 판매와 배포가 금지돼 있다.

히틀러는 1925년에 출간한 이 책에서 387페이지에 걸쳐 유대인과 사회주의 등 에 대해 극도의 증오감을 표출했다.

세월이 흘러 제2차 세계대전의 야만적 참상과 나치의 반인류 범죄를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가 늘면서 일부 지역의 우익 세력 사이에 히틀러를 미화하는 경향이 늘어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터키에서는 2005년 ‘나의 투쟁’ 번역판이 출간 2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리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인도에서는 ‘나의 투쟁’이 최근 15년간 15만부 넘게 꾸준히 판매됐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반인권적 만행에 대한 반발 심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번져 유대인 학살을 저지른 히틀러를 찬양하는 일도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아랍권과 이슬람권에서 이런 경향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무실을 둔 유대인 인권 단체 ‘시몬 위젠탈 센터’(www.wiesenthal.com)는 이런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단체 소속 에이브러햄 쿠퍼와 해럴드 브래크먼은 최근 ‘주이시 저널’(www.jewishjournal.com)에 실은 기고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히틀러를 영웅시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무슬림이나 아랍인들 중 이런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네덜란드, 레바논, 터키, 이집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서안, 태국, 일본, 인도, 남북한 등에서 이런 징조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나치 테마를 가지고 인테리어를 한 스포츠 바가 등장했고 나치 군인과 히틀러가 화장품 광고에 쓰이기도 했으며, 북한의 김정은은 군 고위간부들에게 ‘나의 투쟁’ 번역판을 선물하기도 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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