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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G2를 대하는 자세] 美엔 도청 역습

[러시아가 G2를 대하는 자세] 美엔 도청 역습

입력 2014-02-08 00:00
업데이트 2014-02-08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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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차관보·駐우크라 대사 ‘EU 비난’ 막말 통화 공개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사태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미국 고위 외교관의 전화통화 음성 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이 도청과 음성 파일 공개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AP통신, CNN방송 등은 6일(현지시간)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유럽담당 차관보가 제프리 파야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하면서 EU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난하는 음성 파일이 인터넷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유튜브에 올라온 4분 10초 길이의 이 파일에는 러시아어 자막이 달려 있다.

뉼런드는 우크라이나에 제재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는 EU를 비난하면서 “f**k the EU”라는 적나라한 막말로 강한 분노를 표시했다. 우크라이나 야당 지도자이자 전 외교장관인 아르세니 야체뉴크가 새로 구성될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총리를 맡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녀는 “야체뉴크는 경제, 정치 경험이 있다”면서도 또 다른 야당 지도자이자 전직 권투선수인 비탈리 클리치코에 대해서는 “미숙하다. 정치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뉼런드가 녹음된 내용에 대해 EU에 사과했다”면서 음성 파일의 진위에 대해 사실상 인정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음성 파일을 처음으로 트위터에 올린 것은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의 조력자”라면서 러시아 정부를 배후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로고진 부총리의 측근인 드미트리 로스쿠토프는 “트위터는 공적인 부분이 아니며, (음성 파일을 올릴 때) 로고진 부총리는 중국 정치인과 면담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고 러시아 통신 리아노보스티가 보도했다. 리아노보스티는 러시아가 이날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조만간 소치에서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의 노력에 대한 미국의 평가절하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치동계올림픽과 관련, 호텔시설을 비판한 취재진에게 드미트리 코자크 러시아 부총리가 “샤워기에서 제대로 물이 나오고, 샤워를 마친 후 나가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를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해 취재진을 감시한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파문이 커지자 코자크 부총리는 “호텔 샤워실에 감시 카메라가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호텔 입구에만 폐쇄회로(CC)TV가 있을 뿐 화장실에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4-02-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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