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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출입기자 만찬서 ‘오바마케어·푸틴’ 농담

오바마, 출입기자 만찬서 ‘오바마케어·푸틴’ 농담

입력 2014-05-05 00:00
업데이트 2014-05-05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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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장관 ‘차기대통령’ 거론도…”나를 그리워할 것”

“2008년 내 구호는 ‘할 수 있다’(Yes we can)였지만, 작년에 내 구호는 ‘컨트롤-알트-델’(Ctrl-Alt-Del·컴퓨터를 재부팅 시키는 키)이었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예년처럼 자조적인 농담을 쏟아냈다.

그는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20분간 연설하면서 작년 한 해 자신의 지지율 폭락을 가져온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문제에 관련한 농담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개통 때부터 접속문제를 일으킨 오바마케어 가입 웹사이트(HealthCare.gov)를 겨냥, 컴퓨터를 재부팅하는 게 핵심 구호였다는 농담을 시작했다.

이어 이 사이트의 기술적 문제가 작년 최고 인기영화에 영감을 줬다며 ‘겨울왕국’ 포스터를 보여줬다. 웹사이트가 겨울왕국(원제: Frozen)처럼 꽁꽁 얼어붙었다고 농담한 것이다.

급기야 오바마 대통령이 행사장 영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고쳐줄 사람을 찾자 캐슬린 시벨리어스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난 이런 거 매일 봤어”라며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오바마케어의 실무 총지휘를 맡았던 시벨리어스 전 장관은 지난달 사임했다.

백악관 기자단 만찬은 1920년부터 매년 열리는 워싱턴 언론계의 최대 사교행사다. 대통령이 평소보다 가볍고 편안하게 말할 기회로 여겨지며 자신을 비꼬는 재치있는 농담을 하는 전통도 있다. 올해는 특히 1914년 백악관 기자단이 생긴 지 100년을 기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 등으로 갈등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평론가들이 왜 그렇게 푸틴 대통령이 상의를 벗은 모습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비꼰 그는 푸틴이 지난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것에도 “솔직히 요샌 그걸 아무에게나 주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자신도 취임 첫해인 2009년 노벨평화상을 받아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가리킨 농담이었다.

자신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라는 의혹을 줄곧 제기한 폭스뉴스를 겨냥해서도 “내가 퇴임하면 폭스뉴스는 날 그리워할 것”이라며 “힐러리가 케냐에서 태어났다고 국민에게 이해시키는 건 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미국 정가에 확산하는 ‘힐러리 대망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날 행사의 진행을 맡은 배우 겸 코미디언 조엘 맥헤일도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면 좋은 점으로 “여성 대통령으로서 30% 정도 급여를 적게 줘도 된다. 납세자로선 좋은 점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NBC 드라마 ‘커뮤니티’의 주연을 맡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이 최근에는 같은 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까지 압박하는 것을 빗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이 맞는가보다”고 말했다.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은 유명 드라마 제목인데, 백인치고는 피부가 어두운 편인 베이너 의장을 흑인인 자신과 빗대 한 농담이다.

그는 아울러 최근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CNN방송이 지난주 자신의 동아시아 방문 일정을 전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요즘 CNN에 한번 나오려면 그 정도 거리는 다녀야하는가 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는 미셸 오바마 여사를 비롯해 정계와 언론계 인사뿐 아니라 영화 ‘노예 12년’의 스티브 맥퀸 감독과 이 영화에 출연한 케냐 출신 배우 루피타 니옹,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 등 문화·연예계 인사도 대거 참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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