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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신학대생 노예 부리듯”…美 목사 총장 구속

“외국인 신학대생 노예 부리듯”…美 목사 총장 구속

입력 2014-05-26 00:00
업데이트 2014-05-26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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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신학대 총장이 체류 신분의 약점을 이용해 외국인 학생을 노예처럼 부린 혐의로 체포됐다.

25일(현지시간) 연방검찰 등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커시드럴바이블 대학 총장인 레저널드 밀러(65) 목사가 외국인 노동착취 등의 혐의로 체포, 연방법원에 기소됐다.

이민범죄를 수사하는 연방 국토안보부의 고발장에 따르면 밀러 총장은 학생비자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외국인 학생에게 부당 노동행위를 강요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한 피해 학생은 “1주에 100달러(10만원)를 받기로 하고 입학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1주일에 최대 56시간 동안 일했고, 2주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들은 또 온수와 냉난방이 공급되지 않는 집에 집단 거주하며 제대로 먹지도 못해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다.

밀러 총장은 이들에게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비자 발급을 취소해 본국으로 추방시키겠다고 협박했다.

미국은 유학 비자로 체류하는 외국인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다만 유학 비자 외국인의 노동 행위가 학업의 핵심적인 부분일 경우 1주에 최대 20시간 일할 수 있다.

당국의 내사 결과 밀러 총장은 2006년 경찰 신분을 감춘 여성에게 음부를 드러내며 성매매를 제의한 혐의로 체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밀러 총장에게 유죄 선고가 내려지면 징역 20년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역 매체는 전했다.

그가 총장으로 있는 커시드럴 바이블 칼리지는 197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플로런스에서 문을 연 개신교 사립대학이다. 1995년 머틀비치에 있는 옛 공군기지 터로 연방정부 보조금을 받고 이전하면서 산하에 초, 중, 고교도 설립했다.

이 대학에서 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학생 중에 한국 국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한국 등 아시아계 유학생이 다니는 신학대가 각 주에 산재해 있다.

이들 대학 중 일부는 학생은 물론 교수도 신분 문제 때문에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있지만 피해 신고는 극히 저조한 상태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이 본국 추방을 우려해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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