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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축구대표팀 이끄는 한국인 총감독

남수단 축구대표팀 이끄는 한국인 총감독

입력 2014-07-09 00:00
업데이트 2014-07-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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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축구대표팀 이끄는 한국인 임흥세 감독
남수단 축구대표팀 이끄는 한국인 임흥세 감독 임흥세 남수단 축구대표팀 총감독이 8일(현지시간) 남수단 수도 주바의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분쟁의 땅’ 남수단의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한국인 총감독이 현지에서 돌풍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은사로 알려진 임흥세(58) 감독. 임 감독이 지난 1월 남수단축구협회와 2년 계약을 하고 나서 꾸린 남수단 대표팀은 벌써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아프리카에서도 최약체로 꼽히는 남수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최근 205위에서 185위로 껑충 뛰어오른 것. 2011년 7월 수단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까닭에 선수층이 얇고 수준도 떨어지는 남수단의 축구 현실에서 이번 순위 상승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남수단은 올해 열린 아프리카네이션스컵대회에서 모잠비크와 감격스러운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FIFA 순위가 급상승했다.

지난 3년간 국가대항전에서 거의 패배만을 맛봤던 남수단은 지난 5월 모잠비크와의 1차전에서도 0-5로 대패했지만 이튿날 치른 2차전에서는 접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당시 2차전은 남수단이 아닌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열렸다. 남수단에서 가장 큰 축구장이 FIFA의 기본 경기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수단의 모든 축구장 그라운드는 잔디가 아닌 풀밭과 다름 없다.

임 감독은 9일(현지시간)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남수단이 모잠비크와 2차전에서 비기자 어떤 관중은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다”며 그때 ‘코리안 코치 넘버원’ 소리를 듣고 감동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경기 후 대표팀이 남수단에 귀국하자 취재진이 몰리고 현지 언론에 대서특필된 점도 새로운 변화다.

임 감독은 모잠비크와 1차전 패배 원인을 찾고 그 팀의 다른 경기를 철저히 분석한 결과 2차전 무승부란 결실을 거뒀다고 했다.

남수단에 온 지 2년6개월이 된 임 감독의 다음 목표는 수단 대표팀의 첫 승리를 신고하는 것이다.

남수단은 올해 11월 아프리카 동남부국가 축구대회에 출전해 주변 국가를 상대로 첫 승 사냥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여건이 만만치 않다. 대표팀만이 연습할 수 있는 전용 훈련장이나 합숙 시설이 없다. 게다가 대표팀 선수 대부분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훈련에 집중하지 못한 채 ‘투잡’을 뛰고 있다.

임 감독은 “남수단은 정부 차원에서 축구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으로 선수들에게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국가대표 중에는 비정부기구 운전기사, 경찰, 오토바이 기사가 직업인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감독 역시 지금까지 남수단축구협회로부터 월급을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도 임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는 “남수단 축구가 지금은 어린이 걸음마 단계이지만 기본기부터 착실히 다지면서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갖춰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임 감독은 성수중학교 감독, 대한축구협회 중학교 상비군 감독, 광운전자공고 감독 등을 거쳐 2007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축구를 통해 선교활동을 펼쳤다.

그러다 축구를 하기에 여건이 더 열악한 아프리카에서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남수단에 왔다. 아프리카에서만 8년간의 축구 지도자 생활을 했다.

그는 봉사활동 중 2010년 선종한 고(故) 이태석 신부의 ‘제2의 고향’ 남수단 톤즈에서 축구 클럽을 만들어 600여명의 선수를 지도하기도 했다.

남수단이 올림픽위원회(IOC) 가맹국이 되도록 노력하는 임 감독은 “나중에는 아프리카의 가장 오지인 서쪽에서 축구 지도자를 하고 싶다”며 “축구를 통해 내전과 유혈 사태,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에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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