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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현장 이틀째 방치”…피격 책임 놓고 공방

“추락 현장 이틀째 방치”…피격 책임 놓고 공방

입력 2014-07-19 00:00
업데이트 2017-02-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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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서 정부군·반군 교전 계속, 미국·우크라, 사건 배후로 러시아 지목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피격돼 추락한 지 이틀이 지났으나 사고 조사 및 수습보다는 책임 소재에 대한 공방만 뜨겁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시급히 객관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격추 현장은 훼손 방치된 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계속 교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합동조사단 131명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도착했다. 먼저 온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조사단원 30명을 포함, 대규모 조사단이 꾸려진 셈이다. 이들은 그러나 사고현장에 접근조차 못 하고 있다.

토머스 그레밍거 OSCE 상임위원장은 “조사단이 기대했던 접근권을 갖지 못했다”면서 “조사에 필요한 이동의 자유가 없다”고 말했다.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국장은 이날 반군 측이 현장을 보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날리바이첸코 국장은 “시신과 유류품 수습에 가장 중요한 20km 지역에 대해 반군 측과 보안구역을 설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당국은 성명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시신 38구를 (동부 도시인) 도네츠크의 영안실로 가져갔다”며 반군 측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국제 범죄의 증거들을 없애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격추현장에서 186구의 시신을 찾았다며 정부군이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은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반군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직 어떤 수습팀도 도착하지 않고 있어 시신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는 산산이 조각난 동체 잔해, 가방, 옷가지 등이 흩어져 있고, 숨진 승객의 시신도 수습되지 않아 악취를 풍기며 훼손돼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은 교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도시 도네츠크의 반군 지휘관인 이고르 기르킨(일명 스트렐코프)은 이날 “도네츠크 공항이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며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군이 도네츠크 외곽에서 탱크와 다연장포로 공격해 주민들이 다쳤다”며 “정부군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타르타스 통신도 동부도시 루간스크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주민 16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정부군이 루간스크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반군 측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사건 직후 임시휴전을 제의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피격사건을 반군의 소행으로 보고 고삐를 죄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전날 우크라이나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에 대한 객관적 국제조사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누가 항공기를 격추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충분하며 철저한 국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사태 해결 한목소리에도 불구, 당사국들은 사건 책임소재를 놓고 신경전을 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피격 여객기가 우크라이나의 친러시아 반군 장악 지역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에 맞았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19일 피격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유력한 증거가 있다” 러시아를 압박했다.

러시아도 이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국방부 차관은 자국 뉴스전문채널인 ‘로시야24’(Russia24)와 한 인터뷰에서 “그들(국제사회)은 벌써 러시아와 반군을 유죄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토노프는 그러면서 “이는 지난 몇 달 동안 러시아가 겪은 정보전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 미국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일부 미국인의 자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입국금지는) 분명한 보복조치”라며 “비슷한 인원의 미국인의 (러시아) 입국을 금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런 상황 탓에 지난 3월 벌어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 사태처럼 이번 피격사건 또한 진상 규명이 난항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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