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서방 정치제도 시도로 정답 못찾아”

시진핑 “중국, 서방 정치제도 시도로 정답 못찾아”

입력 2014-09-07 00:00
업데이트 2017-02-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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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60주년 연설’서 서구식 민주제도 시행 요구 일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서방식 정치제도 방식을 답습한 여러 방안은 중화민족을 멸망의 위기에서 구해내지도, 반제·반봉건이라는 역사적 임무를 완성해 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5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 ‘전인대 성립 60주년 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신해혁명 이후 중국은 입헌군주제와 군주제 부활, 의회제, 다당제, 대통령제 등 각종 방식을 실험하고 많은 정치 세력과 대표적 인물들이 등장했으나 모두 정확한 답안을 찾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의 ‘일당독재’에 대한 서방의 비판과 민주화 요구에 공개적 반론을 펴면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길을 결연히 걸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7년 홍콩의 행정수반 직선제의 후보자격을 놓고 중국이 홍콩 야권, 서방국가 등과 견해차를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 주석은 ‘공산당이 영도하는 다당 협력과 정치협상제도’, ‘당쟁 갈등의 방지’ 등을 정치제도 개선을 위한 불가결한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며 서구식 민주주의의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귤이 회남(淮南)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淮北)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橘生淮南則爲橘 生于淮北爲枳)’란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외국 정치문명의 유익한 성과를 참고해야겠지만 중국의 정치제도의 근본을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960㎢의 국토와 56개 민족이 있는 중국이 누구의 방식을 따라야 하느냐, 누가 우리에게 무책임하게 이러쿵저러쿵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남의 좋은 것이라고 해도 스스로 흡수해 소화시켜야지 통째로 삼키거나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모방하려다 본 모습을 잃어버려서는 결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정치제도를 맹목적으로 따라서는 기후와 풍토가 맞지 않고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리는 꼴이 되고 만다”면서 “심지어 국가의 전도와 명운을 망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물지부제, 물지정야’(物之不齊, 物之情也·천지 간에 같은 것이 없음은 자연의 이치)란 맹자의 문구를 인용하며 “각국의 국정이 다르고 정치 제도는 독자적인 것으로서 각국의 인민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 영도간부 직무의 종신제 폐지 및 임기제도의 보편적 시행 ▲ 국가기관 지도층의 질서있는 교체제도 실현 ▲인민의 정치참여 확대 ▲ 인민이 주인이 되는 제도 실현 등을 제시하며 중국식 제도가 충분히 민주적이고 효율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도입 60주년을 맞은 인민대표대회 제도에 대해 “중국 특색사회주의제도의 중요한 구성부분이자 중국의 국가 정치체계와 통치능력을 지탱하는 근본적 정치제도”라면서 “인류의 정치제도 역사에서 중국인민이 만들어낸 위대한 창조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등 제1~4세대 전직 지도자가 인민대표대회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도 직접 소개했다.

시 주석은 “기층군중에 의한 자치제도와 기층민주(풀뿌리 민주)를 발전시키고 인민이 형식상 권한을 갖고 실제로는 권한이 없는 현상을 철저하게 방지해야 한다”면서 “국가의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 속한다는 점을 견지하고 법에 따른 민주선거 실행을 보장함으로써 법에 따라 인민들의 민주적 정책결정, 민주적 관리, 민주적 감독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민대표대회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국가와 민족의 미래운명을 인민들 손에 쥐어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인민이 국가의 주인’(當家作主)이란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이는 시 주석이 국가통치과정에 전체 인민들의 의지가 더욱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대폭 개선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권력을 제도의 틀 속에 넣어 관리하고 호랑이와 파리를 모두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면서 저우융캉(周永康) 사건 이후에도 반부패 조치가 계속될 것임도 시사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비롯해 나머지 상무위원 6명이 모두 참석했으며 홍콩 언론은 리펑(李鵬) 전 중국 총리도 참석, 거의 2년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jsa@yna.co.kr, js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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