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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서 시위중 실종된 대학생들은 어디에>

<멕시코서 시위중 실종된 대학생들은 어디에>

입력 2014-10-16 00:00
업데이트 2014-10-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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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무덤 28구 시신과 유전자 일치하지 않아…수사 미궁

멕시코 게레로주의 이괄라시에서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시위를 벌이다 실종된 교육대 학생 43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학생들의 실종이 단순한 행방불명이 아니라 시위 진압 과정에서 지역의 마약갱단과 부패한 경찰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다.

특히 경쟁 조직원 등을 살해해 구덩이에 파묻는 마약갱단 등 멕시코 범죄조직의 흉포한 행위가 학생들에게까지 행해졌다는 의혹도 짙은 상황이다.

시위 현장에서 경찰과 갱단이 학생 등에게 총격을 가해 6명이 숨지는가 하면 지역 갱단의 두목이 학생 17명을 데려가 ‘처치’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학생 17명이 어디서, 어떻게 살해됐는지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시위 현장 인근 야산에서 시신 28구가 매장된 구덩이가 발견돼 학생 가족들의 우려 속에서 유전자 대조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들 시신 모두는 실종 학생의 유전자와 일치하지 않았다고 주정부 당국이 14일 밝혔다.

가족들은 일단 안도하면서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됐지만, 수사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수사 당국은 이후 인근에서 추가로 발견된 집단무덤의 시신도 유전자 확인을 하는 한편 기마경찰과 수색견을 보내 야산을 수색하기로 했다.

28구를 발굴한 최초의 구덩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추가로 발견된 무덤은 10개 안팎이지만 당국은 여기서 몇 구의 시신이 나왔는지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들 무덤은 갱단 등이 누군가를 살해해 파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유전자 감식 전문가는 범죄조직이 시신을 300℃ 이상의 열로 태우면 뼛속의 콜라겐이 훼손돼 유전자 식별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시신을 불에 태운 뒤 매장하는 수법을 쓰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괄라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시신 28구도 심하게 불에 타 유전자 감식이 쉽지 않았다고 이 전문가는 설명했다.

수사 당국은 이처럼 훼손돼 파묻힌 학생들의 시신이 어딘가에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야산을 샅샅이 뒤지기로 했다.

한편, 유착 관계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괄라의 시장과 치안책임자는 나란히 종적을 감춘 상태다.

시위 중인 학생 일부를 끌고 가 살해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 갱단의 두목 벤하민 몬드라곤은 14일 경찰과 교전 중 사망했다.

헤수스 무리요 카람 검찰총장은 “아직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나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이 어떤 형태로든 결탁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던 날 한 모임에서 연설하기로 예정됐던 이괄라 시장 부부가 방해될 것을 우려해 학생들을 쫓아버리라고 지시한 것이 사건의 발단일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학생들이 속한 교육대에는 공산주의 이념을 신봉하는 급진 좌파 성향의 반정부 운동을 전개하는 조직이 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죄조직과의 유착과 관련해 50명이 넘는 지역 경찰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종된 학생들이 피살된 것이 밝혀지기에 앞서 이번 사건은 행정 관리-치안책임자-범죄조직 두목 간 부패 고리가 형성돼 있는 멕시코 일부 치안 부재지역의 전형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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