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유명 뮤직 클럽이 에볼라를 주제로 한 핼러윈 파티를 벌일 계획이어서 물의를 빚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 웨스트엔드에 자리잡은 뮤직 클럽 ‘스카치 오브 세인트 제임스’는 이번 주말 ‘새터데이 나이트 에볼라 피버’라는 타이틀로 행사를 개최키로 하고 참석자들에게는 주제에 맞는 ‘팬시 드레스 코드’를 지켜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광고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800여명에 달하는 초청 인사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으며 ‘의상을 갖추지 않으면 입장 불가’라는 공지문이 게시돼 있다.

에볼라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자선단체 ‘스트리트 차일드’의 창립자인 톰 대넛은 이에 대해 “사적인 즐거움이나 상업적 이득을 목적으로 이런 사안을 수단화하는 것은 물론 희화화하는 것은 상궤를 벗어난 짓”이라고 비난했다.

페이스북의 초청인사 명단에 올라있는 한 시민은 입구에서 임의로 10파운드를 기부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공지문에 덧붙여 있다면서 이를 통해 모은 기부금은 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들’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넛은 그러나 “우리는 에볼라와 이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돈을 필요로 한다”면서도 이번 파티는 자선행사가 아니며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이 페이스북에 올린 행사홍보 이미지는 ‘새터데이 나이프 에볼라 피버’라는 타이틀 가운데 ‘에볼라’를 공포영화 포스터에 나오는 글씨체로 꾸며놓고 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런 타이틀을 붙인 것은 “단순한 말장난”이라면서 “우리는 희화화하려는 게 아니라 도움 되는 일을 하겠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1965년 문을 연 ‘스카치 오브 세인트 제임스’는 폴 매카트니와 지미 헨드릭스, 비틀스, 롤링 스톤스, 더 후, 무디 블루스, 스티비 원더와 같은 스타들이 출연해 유명해진 클럽이다.

클럽 측 관계자는 논란에 대해 “우리는 에볼라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만 자선 핼러윈 파티도 지지한다”면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