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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법원, ‘동성애 묘사’ 광고사에 2억원 배상 판결

카자흐 법원, ‘동성애 묘사’ 광고사에 2억원 배상 판결

입력 2014-10-30 00:00
업데이트 2014-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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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사 “즉각 항소”…배상금 형평성 현지서 또 다른 논란

예술계 거장들의 동성애 묘사로 카자흐스탄에서 파문을 일으켰던 광고 제작사가 결국 거액의 배상금을 내게 됐다고 텡그리 뉴스 등 현지언론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알마티 제2법원은 카자흐의 국민 작곡가 쿠르만가즈 사구르바유리(1823-1896)의 후손이 정신적 피해 등을 이유로 광고 제작업체인 ‘하바스 월드와이드 카자흐스탄’사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 전날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선정적 광고로 쿠르만가즈의 이름을 딴 음악원 관계자들이 정신적 피해를 본 게 맞다”며 “음악원 소속 학생, 교수 등 34명에게 각 100만텡게(약 580만원)씩 총 3천400만텡게(약 2억원)를 지급하라”고 밝혔다.

또 “광고 제작사가 공개적인 방식으로 34명 개개인에게 사과하고 공개사과와 배상금 지급이 완료될 때까지 광고사의 모든 자산을 동결한다고 법원은 판시했다.

이번 소송은 쿠르만가즈의 후손이 제기했지만, 후손 측에서 배상금은 선조의 이름으로 설립된 음악원 관계자들에게 돌아가도록 요청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하바스 월드와이드 카자흐스탄 측은 즉각 반발했다.

다리아 카미자노바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솔직히 충격적이다. 왜 법원이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며 “34명에게 사과는 왜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면 회사는 파산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즉각 항소할 것이며 판결은 번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보상 규모를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카자흐 남부도시 쉼켄트의 한 병원에서는 직원 실수로 150명의 어린이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사건과 관련해 바이러스를 치료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5만텡게(약 30만원)를 피해자들에게 각각 배상하라고 병원에 명령해 피해자와 주민들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사법당국은 정신적 피해보상인데도 불구, 쉼켄트 사건보다 무려 20배나 많은 배상금을 책정하자 현지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8월 카자흐 최대 도시 알마티의 중심가 쿠르만가즈-푸슈킨 거리에 있는 게이바 성인클럽 ‘스튜디오 69’는 두 남성이 키스하는 모습을 그린 대형 옥외광고를 내걸었다.

문제는 광고 속 주인공이 쿠르만가즈와 러시아의 문호 알렉산드르 푸슈킨(1799-1837)인 탓에 현지에서는 예술계 거장들을 상업적 이유로 희화화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광고를 내건 게이바와 광고 제작사는 이에 클럽의 주소(쿠르만가즈-푸슈킨)와 특징(게이바)을 극적으로 알리고자 만든 광고일 뿐 악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해명하고 공개 사과했다.

이후 광고는 즉시 철거됐으나, 광고 제작사를 상대로 각종 소송이 줄을 이으며 논란은 현지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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