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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클래퍼 특사’ 깜짝 낙점…절묘한 선택

미국 ‘클래퍼 특사’ 깜짝 낙점…절묘한 선택

입력 2014-11-09 00:00
업데이트 2014-11-0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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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정보기관장…장관급 카드이면서 인도주의-정무사안 분리 효과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미국인 억류자 석방 교섭을 위한 ‘대통령 특사’로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낙점한 까닭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북한에 들어가 억류자들을 구출해내는 것은 주로 전직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의 몫이었다. 특히 클래퍼 국장은 백악관과 국무부와 같은 공식 정책라인이 아니라 최고위 정보기관장이라는 점에서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석방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보고자 하는 북한과 자국민 석방이라는 실리를 추구하는 미국 사이에서 도출된 절묘한 선택으로 풀이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전직 대통령급의 인물을 원했지만, 미국의 입장은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인권특사나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같은 행정부내 실무자들을 보내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급이 나설 경우 북한이 체제 선전과 같은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장 억류자 석방이 시급한 미국은 장관급 인사 중에서 적임자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급 인사를 보내는 것은 현재의 대북정책 기조에 바뀌는 것처럼 잘못된 메시지로 읽혀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도주의적 사안과 정무사안을 철저히 분리한다는 원칙론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따라 장관급 인사 가운데 직접 대북 정책을 다루지 않지만 북한과 관련한 현안을 잘 이해하고있는 클래퍼 국장이 낙점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와 국가정보국이 자국민 2명의 석방을 발표하면서 클래퍼 국장의 이름을 명시한 점은 클래퍼 국장이 ‘고위급이지만 이름을 알리면 안 되는’ 특사가 아닌 ‘고위급이면서 이름을 알릴 필요가 있는’ 특사였음을 뒷받침한다.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가 북한을 방문한다면 핵무기나 미사일 같은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일종의 선결조건으로부터도 클래퍼 국장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설명했다.

클래퍼 국장이 선택된데에는 그가 오바마 대통령과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는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매일 아침 각 정보기관으로부터 취합한 정보를 간추려 오바마 대통령에게 일일 정보보고를 하고 있다.

국가정보국은 산하에 중앙정보국(CIA)과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육군정보청, 해군정보청, 공군정보청, 해병대정보청, 해안경비대정보청, 마약단속국(DEA), 국가정찰실(NRO), 국가지리정보국(NGIA) 등 10여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구다.

클래퍼 국장이 과거 주한 미군사령부에서 근무한 ‘지한파’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클래퍼 국장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기에 미국 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 국가 중 하나로 선언한 이후 방북한 최고위급 관리다.

주목할 점은 클래퍼 국장이 이번 특사활동 과정에서 접촉한 북한 정부의 인사가 누구였는지이다. 또 클래퍼 국장은 석방 교섭 외에도 특사 자격으로서 정무현안과 관련한 북한 측의 입장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DNI의 한 관리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클래퍼 국장이 “북한의 말을 들으려고 북한을 찾았지만, 핵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일이 미국의 대북정책과는 무관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시행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과 미국이 공식적인 석방교섭을 시작한 것은 9월초 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드니 사일러 북핵 6자회담 미국 특사는 억류자 석방을 위해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한 영사적 접촉은 물론 (대북 외교교섭 창구인) ‘뉴욕채널’을 통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북 특사로 특정 인사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하며 어떤 급의 인사를 원하는지 알려달라고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응은 억류 미국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파울을 전격 석방한 것이었다.

지난달 21일 파울이 석방된 다음 달인 지난달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별조치”로 석방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후 북·미 양국은 나머지 2명의 석방문제를 놓고 다시 교섭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미국 측은 며칠전 ‘클래퍼 카드’를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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