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그래, 나 점령군이다”…러시아, 유튜브 선전도구화

“그래, 나 점령군이다”…러시아, 유튜브 선전도구화

입력 2015-03-20 16:44
업데이트 2015-03-20 16: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제국주의 일방 옹호 영상에 조회수 500만 넘어

러시아가 자국의 제국주의 역사와 정책을 대놓고 옹호하고 서방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유포하면서 유튜브를 선전도구로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튜브에는 지난달 27일 ‘나는 러시아 점령군이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시돼 20일(현지시간) 현재 5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동영상에는 ‘그래, 나 러시아 점령군이다. 이제 사과하기 지겹다’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칼라슈니코프 소총을 든 군인들이 그래픽 모형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했을 때는 항공기 엔진과 선박, 자동차를 생산해내며 발전했지만 러시아가 떠난 뒤에는 독재만 남았다고 조롱했다.

발트해 인접국도 러시아 치하에서는 승승장구하다가 지금은 청어나 팔고 유럽에서 화장실 청소나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나폴레옹과 나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러시아의 정책을 정당화했다.

동영상은 “당신네들의 위선적인 자유도, 썩은 민주주의도 필요 없다. 서구적 가치라 불리는 모든 것이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중하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함부로 굴지 마라.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싸우는 법을 안다”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영어와 독일어, 중국어, 아랍어, 스페인어 등 여러 자막과 함께 게시돼 인기를 끌었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트위터에 이 영상을 연결시키며 ‘나도 러시아 점령군이다’라고 적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당초 러시아 청년이 자발적으로 올린 것으로 추정됐으나 러시아 집권여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들의 지시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AFP통신은 동영상을 게시한 계정을 소유한 예브게니 유로프(29)와 이메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유로프가 실존 인물이 아닌 사실을 확인했다. 추적 결과 이 동영상은 5년간 러시아 선전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뿌려왔다는 홍보회사의 작품이었다.

홍보회사 예술감독인 유리 데그차레프는 “러시아 여당과 밀접한 사람들로부터 제작 지시를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유튜브 영상은) 러시아 선전전의 새로운 무기다. 선전전은 자발적으로 보일 때 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