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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샤를리에브도’ 사건에 소말리아 테러조직원 핵심 노릇

미국판 ‘샤를리에브도’ 사건에 소말리아 테러조직원 핵심 노릇

입력 2015-05-06 04:34
업데이트 2015-05-06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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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 IS 모집책, 볼티모어 폭동을 IS 지원자 모집에 활용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갈랜드에서 벌어진 미국판 ‘샤를리 에브도’ 테러인 모하마드 만평 전시회장 총격 사건에서 소말리아 테러단체인 알샤바브 조직원이 핵심 노릇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BS 방송의 지역 협력사로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 기반을 둔 WCCO 방송은 5일(현지시간) 탐사 보도를 통해 미니애폴리스 출신으로 현재 소말리아 알샤바브 조직원으로 활동 중인 무자히드 미스키(25)가 모하마드 만평 테러를 선동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압둘라히 하산을 본명으로 사용하는 미스키는 이번 테러의 용의자로 사살된 엘턴 심프슨(31)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서 글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스키는 미니애폴리스 루스벨트 고교에서 2학년까지 다니고 알샤바브에 가담하고자 2008년 소말리아로 떠났다. 미국 수사 기관은 2009년 테러 혐의로 미스키를 기소했다.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는 오랜 동맹관계인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최근 이슬람국가(IS) 쪽으로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스키는 수십 차례 이상 트위터에서 자신의 계정이 폐쇄될 때마다 새 계정을 만들어 미국 내 ‘외로운 늑대’를 향해 자생적인 테러를 일으키도록 선동해왔다.

그는 지난 4월 23일 트위터에 “이슬람 선지자 모하메드 만평을 그린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테러를 감행한 형제들은 그들의 임무를 수행했다”면서 “이제는 미국의 형제들이 나설 차례”라고 썼다.

그러자 심프슨이 “그들은 언제쯤 (테러 시도를) 알게 될까. 그들은 텍사스에서 모하마드 만평 전시회를 열어 출품작 중 최고작을 고르려 한다”고 답했다.

심프슨이 언급한 ‘그들’은 모하마드 만평 전시회를 개최한 이슬람 혐오단체라는 평을 듣는 미국자유수호단(AFDI)이다.

범행을 열흘 앞두고 이뤄진 대화임을 고려할 때 미스키가 심프슨에게 테러를 권유하고, 심프슨이 의미심장하게 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심프슨은 범행 직전 트위터에 ‘텍사스습격’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알라가 우리를 무자히딘(성스러운 이슬람 전사)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글을 남겨 국제 테러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높였다.

미스키를 비롯한 테러 세력은 심프슨의 범행 직후 그의 순교를 축하하고 “이 사건이 언론의 1면을 장식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에서 테러 단체의 위협을 추적하는 단체인 ‘극단주의 대항 계획’(CEP)에 따르면 미스키는 이슬람 성전을 부르짖는 전 세계 온라인 사용자 중에서 유명인으로 통한다.

파급력이 뛰어난 언변 덕분에 미스키는 미네소타 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IS 모집책이 됐다고 CEP는 분석했다.

미스키와 IS 지지세력은 또 최근 경찰에 구금 중 사망한 흑인 청년 사건을 계기로 폭동으로 번진 미국 볼티모어 폭동 사태를 IS 조직원 모집에 활용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WCCO 방송은 전했다.

데이비드 입센 CEP 사무국장은 “이번 텍사스 테러를 선동하는 데 있어 미스키가 중요한 구실을 했다”면서 “그의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은 (SNS에서) 아주 큰 영향을 발휘해 큰 문제가 됐다”고 걱정했다.

AFP 통신은 ‘외로운 늑대’를 겨냥해 인터넷과 SNS를 통한 국제 테러단체의 테러 사주가 확산하면서 2001년부터 2013년 사이 자생적인 미국 내 테러 기도가 최소 63건에 달했고, 2009년 이후 이 추세는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심프슨과 범행을 벌이다가 역시 현장에서 사살된 나디르 수피(34)가 그간 수사 기관의 테러 용의선상에 전혀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멀쩡한 일반인이 테러범으로 둔갑하는 사태에 많은 미국민이 우려하고 있다.

의사 지망생이던 수피는 애리조나 주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했고 최근에는 심프슨 등과 카펫 청소 사업을 구상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독실하면서 온순한 이슬람교도이던 수피가 테러 단체 가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 혐의로 유죄를 받은 심프슨과 가깝게 지내다가 극단주의에 빠져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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