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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클린턴을 어떻게 쓸꼬?’…힐러리의 대선 고민

‘남편 클린턴을 어떻게 쓸꼬?’…힐러리의 대선 고민

입력 2015-05-11 13:13
업데이트 2015-05-1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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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에너지 같은 존재…잘 쓰면 큰 도움, 잘못 쓰면 재앙”미국 안팎서 인기 여전한 ‘발광체’ 남편…부인을 가릴 수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부인이 전국 유세에서 ‘보통사람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는데, 뇌물성 의혹 논란이 있는 자선재단 후원금 모금을 위해 세계적 거부들을 모로코로 불러 모아 초호화 파티를 여는 남편.

미국에선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여전히 인기 만점이어서 유세 현장에 나란히 서면 부인에게 돌아갈 조명을 빼앗아갈 남편.

2008년에 이어 미국 대선에 재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그의 보좌진이 ‘빌(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직면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물음은 부인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퍼스트 젠틀먼’이 될 남편 클린턴의 역할에도 해당한다.

”빌 클린턴은 핵에너지 같다. 잘 사용하면 어마어마한 도움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고 데이비드 액설로드(59)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중간선거 때 민주당 선거지원을 위해 16만8천 마일의 이동 기록을 세울 정도의 ‘정치 동물’이지만, 부인의 대선유세 지원을 위해선 모금 활동을 포함해 아직 어떤 계획도 없다고 클린턴 선거진영은 말한다.

신문은 보좌진의 말을 인용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사석에서 아내가 혼자 힘으로 선거운동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티나 플러노이는 “그는 현재 자선재단 일에 완전히 빠져 있다”며 “부인의 대선 출마 사실을 모른다는 게 아니라 선거운동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플러노이는 “그는 이전에 이미 얘기했듯이, 조언을 구하면 기꺼이 조언해준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부인 클린턴 입장에선 2008년 첫 대선 도전 때 남편 클린턴이 흑인 유권자들을 격분시킨 실언을 비롯해 여러가지 말썽을 일으킨 것을 감안, 남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방법이 있다. “그는 부인에게 돌아갈 관심을 빼앗을 어떤 행동, 어떤 말도 해선 안 된다”고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제임스 클리번(민주) 하원의원은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전략가 였던 액설로드 전 고문 역시 “태양 옆에 서 있으면 빛나기 어렵다”며 “그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인 만큼 힐러리 클린턴 옆에 나란히 세워선 안 된다”고 부부 합동유세를 말렸다.

각자 일정에 바쁜 클린턴 부부는 종종 연락하는 편이지만, 사적 대화만 하지 선거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는다는 게 보좌진의 전언이다. 어떤 날은 남편이 부인의 유세 일정을 모르고 있기도 하며, 아프리카 여행 중엔 부인의 선거유세 소식보다는 영국 총선 뉴스를 더 챙겨보기도 했다는 것.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돼도 남편이 애착을 보이는 자선재단의 후원금 성격에 관한 논란 때문에 클린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주 CNN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남편이 될 경우 역할에 관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하기를 아내가 원할까? 나로선 아무 생각이 없다”며 부인이 정해주는 대로 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개혁단체인 ‘데모크러시 21’의 프레드 워다이머 회장은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되면 클린턴 부부가 자선재단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재단 이름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단 지지자들은 “그렇게 되면 세계 역사상 최대의 인적 재능 낭비가 될 것”이라며 “재단 도움을 받는 아프리카 등지의 가난한 농부나 청각장애아 엄마에게 ‘미안하지만 정치 때문에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남편을 특사로 보내거나 장관으로 기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문은 클린턴 부부가 백악관에 다시 들어갈 경우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보좌진이 여전히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는 호칭 문제에서부터 전통적인 남녀 역할의 구분이 애매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현역 대통령인 부인을 대신해 안주인 역할을 한다면 백악관 식탁에 놓을 그릇을 고르는 일도 할까?

그의 오랜 친구이자 참모인 스킵 러더포드는 “아마 그가 그릇을 고를 때마다 퇴짜 맞을 것”이라며 “그는 이상한 넥타이를 매서 놀림감이 되곤했다. 상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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