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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72명 사망’ 필리핀 신발공장에 비상구조차 없어

‘화재로 72명 사망’ 필리핀 신발공장에 비상구조차 없어

입력 2015-05-15 10:22
업데이트 2015-05-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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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들, 열악한 환경서 일하며 하루 7천300원 임금 받아

지난 13일 발생한 화재로 72명이 숨진 필리핀 신발공장의 작업 환경과 참사 당시 상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피해 근로자 가족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무기로 저임금을 내세운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 ‘안전 투자’를 외면하면 이런 사고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필리핀 언론매체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화재 발생 지역인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발렌수엘라시(市)에는 수백 개의 작은 공장이 몰려 있으며 이 중에는 슬리퍼와 샌들 등을 만드는 신발공장도 줄지어 있다.

모두 저가제품을 생산한다. 비용절감이 가장 큰 경쟁력인 만큼 근로환경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번 화재의 생존 근로자와 가족들은 직원들이 화학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작업장에서 하루 481페소(1만1천800원)의 최저임금에도 크게 못 미치는 300페소(7천300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일했다고 증언했다.

2층짜리 공장의 1층 출입구에서 처음 불이 났을 때 근로자들이 2층으로 대피했지만, 탈출구를 찾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 사망자 72명 가운데 69명의 시신이 2층에서 발견됐다.

딸을 비롯해 가족 4명을 잃은 디오네시오 칸디도는 건물 2층 창문에 설치된 철망을 가리키며 “고양이조차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노동조합회의(TUCP)는 자체 예비 조사에서 “건물에 화재 비상구가 없었고 화학물질을 다룰 수 있는 안전 담당 직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생존 근로자인 재닛 빅토리아노는 “이 공장에서 5년간 일하는 동안 화재예방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철저한 화재원인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지만 피해 가족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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