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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태평양 섬나라에 공들이기…안보리 진출 포석·중국견제

일본, 태평양 섬나라에 공들이기…안보리 진출 포석·중국견제

입력 2015-05-20 09:53
업데이트 2015-05-2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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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태평양 지역의 섬나라를 상대로 한 외교에 크게 공을 들이고 있다.

20일 일본 총리관저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도쿄도(東京都)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양측은 경제 협력, 국제적인 과제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베 총리가 바이니마라마 총리를 환대하는 모습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아베 총리는 총리관저에서 바이니마라마 총리를 영접했으며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그가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도록 안내했다.

정상회담 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10년 만에 피지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것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이라고 확신한다. 피지에서는 작년 9월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총선거가 시행돼 바이니마라마 총리가 재선됐다”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피지의 발전을 위해 일본이 노력할 것이고 그 표시로서 피지의 재난방지 및 라디오 방송 보급을 위해 약 9억 엔(약 81억7천만원)의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바이니마라마 총리와 함께 양국 럭비 대표팀의 유니폼을 교환했으며 일본 럭비 대표팀에서 뛰는 마이클 리치 선수가 피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회자의 설명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후에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를 동반한 만찬이 열리는 등 바이니마라마 총리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인구 90만 명에 불과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정상을 아베 총리가 이처럼 격식을 갖추어 접한 것이 일견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최근 일본 정부가 태평양의 섬나라를 비롯해 국제 정치에서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국가를 상당히 신경 써서 대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는 이들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진출하는 발판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중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피지를 방문하는 등 태평양 도서 국가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견제 의미도 담고 있다.

아베 총리는 19일 회견에서 유엔 개혁에 관해 바이니마라마 총리와 의견 일치를 이뤘고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이른바 적극적 평화주의에 관해 지지를 요청했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22, 23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이와키시에서 일본 정부가 개최하는 ‘태평양 섬 정상회의’(PALM)도 이런 목적을 겨냥한 외교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크로네시아, 멜라네시아, 폴리네시아 등 태평양 섬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1997년부터 3년마다 이 회의를 열고 있으며 올해는 전후 70년과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개혁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전파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회의 참가국에 대한 앞으로 3년간의 지원액을 앞서 2012년 회의 때 책정한 5억 달러보다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또 회의 선언문에 일본이 평화 국가로서 공헌했음을 확인하고 유엔 안보리 개혁과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였던 각 섬 지역에 흩어진 유골 수습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반 정황에 비춰본다면 이번 회의는 일본의 안보리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되는 것은 물론 전후 70년을 맞아 과거사에 관한 일본의 부채 의식을 없애는 데 상징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다뤄지는 내용은 한국이나 중국이 강조해 온 ‘사죄’와도 거리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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