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연합기’ 퇴출 확산…아마존·구글·깃발제작사들 동참

‘남부연합기’ 퇴출 확산…아마존·구글·깃발제작사들 동참

입력 2015-06-24 10:10
업데이트 2015-06-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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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 공간에서도 퇴출 바람…남부기 불태우는 사진 나돌아

미국 내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남부연합기’에 대한 퇴출 움직임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주(州) 정부에 이어 산업계와 언론계는 물론 인터넷 전자상거래업계와 스포츠계도 남부기 퇴출에 동참했고, 깃발을 만드는 제작사들도 줄줄이 제작 중단을 밝혔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21)의 남부기 배경 사진을 계기로 촉발된 남부기 철거 및 퇴출 분위기가 각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22일 남부기가 새겨진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23일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업체인 아마존과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 구글, 대형유통업체 타깃,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가 잇따라 남부기 상품 퇴출을 선언했다.

구글은 이날 “ 남부연합기가 특정 그룹에 대한 혐오를 표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내용은 허용하지 않는 우리의 광고 규정에 어긋난다고 결론내렸다”며 검색에서 몇몇 목록과 광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마존 대변인은 미 CNN 방송에 남부기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베이 대변인도 “분열과 인종차별의 상징이 된 남부기 관련 상품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타깃과 시어스도 이날 남부기 상품 판매 중단 입장을 공식화했다.

깃발 제작사들도 더 이상 남부 연합기를 생산하지 않겠다며 동참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33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깃발 제조업체인 ‘밸리 포지 플래그’는 남부연합기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매년 수백만 개의 깃발을 생산하며, 남부연합기는 그 중 아주 작은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인종 화합과 관용을 조성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원한다”며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일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관을 장식한 깃발을 만들었던 애닌도 매년 생산하는 1천만 개 중 남부연합기는 1천 장에 불과하다며 남부연합기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제조업체 에더도 “자유와 기회의 상징으로써의 미국 깃발을 만들겠다”며 더 이상 남부연합기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 상거래 사이트인 엣시와 달러 트리, 패밀리 달러 스토어, 달러 제너럴 등 1달러 이하의 저가 생활용품을 파는 미국의 3대 달러 스토어도 남부기 퇴출에 합류했다.

미국의 인기 자동차 경주대회인 내스카(NASCAR·미국개조자동차경주대회) 측도 이날 성명을 내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정부의 남부기 철거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항공기 업체 보잉과 타이어 업체 미셸린, 포장용품 업체 소노코, 에너지 업체 스카나 등이 남부기 퇴출에 대한 지지를 공개로 선언했다.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남부기를 주 의사당과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주 의회는 현재 남부기 사용 금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찰스턴 지역 신문인 ‘포스트 앤 코리어’가 1면에 “남부기를 걷을 시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고, 스파턴버그의 헤럴드 저널도 헤일리 주지사의 발언과 ‘스탈린의 숙청’과 같다며 반대하는 의원의 주장을 1면에 함께 배치하는 등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역 언론들도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남부기 퇴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시시피 주 토박이인 제니퍼 건터는 온라인 청원사이트인 ‘무브온닷오르그’(moveon.org)에 미시시피 주기에서 남부연합 엠블렘을 빼자는 청원을 냈다. 미국 중부시간 22일 오전 9시 현재 1만 명을 목표로 한 서명에 8천400명이 동참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공간에 남부기를 불태우는 사진이 올라오는 등 남부기 폐지 물결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남부기를 철거해 박물관으로 보내자’고 주장해 온 조지프 라일리 찰스턴 시장은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 “남부기가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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