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힐러리의 사법개혁 힘 싣기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이 서명한 수감자 양산정책은 잘못된 것이라며 거듭 반성했다.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내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례 회의에 참석, 자신이 취임 초 도입한 ‘삼진아웃제’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1994년 연방 형법으로 제정된 삼진아웃제는 마약범죄를 포함해 강력범죄로 세 번째 유죄 평결을 받으면 무기징역 판결을 의무화한 것으로, 이 법률 도입 이후 수감자가 급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당시에는 범죄가 기승을 부렸고 이것이 국가적 문제였다. 범죄조직과 전쟁을 벌였다”며 삼진아웃제 도입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도 “(그러나 결과적으로) 내가 상황을 더 악화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그것을 인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 법안에는 강력범의 처벌 수위를 높여 형기를 대폭 늘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그것이 과도했다”면서 “우리가 틀렸다”고 자인했다.
그러면서 “역사상 범죄율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조차 너무 오랫동안 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에도 공개적으로 ‘정책 잘못’을 인정한 것은 최소 의무형량 완화 등 사법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또 이 문제에 있어 오바마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자신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힘을 보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4월 말 뉴욕 컬럼비아대학 연설에서 공권력 남용을 거론하면서 미국 사법제도가 과도한 인신구속으로 균형을 잃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