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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여왕 최장통치 영국군주 되는 날 ‘조용히’ 보낸다

英 여왕 최장통치 영국군주 되는 날 ‘조용히’ 보낸다

입력 2015-09-07 23:40
업데이트 2015-09-0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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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기념식 없어…증기열차 시승하고 왕세손 부부와 만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역대 최장 통치 영국 군주로 등극하는 오는 9일 조용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여왕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면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1837~1901)인 63년 7개월 2일을 넘어서며 역대 영국 군주 가운데 가장 오래 통치한 군주에 오른다.

여왕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의 하일랜드에 있는 발모랄 성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여왕은 9일 스코틀랜드의 증기 열차 개통식에 참석해 시승하는 공식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애초 여왕은 아무런 일정도 갖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주변의 요구에 마지못해 모습을 드러내는 공식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에는 발모랄 성에서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참여한 가운데 만찬을 할 예정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왕실 한 관계자는 AFP 통신에 “여왕에게는 아버지와 고조모의 죽음을 기초로 계산되는 날임을 알 필요가 있다”며 “이것이 여왕이 이날을 대하는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왕도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점과 개인적으로 축하할 순간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지만, 호들갑 떨지 않고 평소처럼 지내려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버킹엄궁은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통치 기간을 되돌아보는 사진 전시를 열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위대한 영국 여왕을 꼽는 질문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7%로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13%)과 빅토리아 여왕(12%)을 합친 것보다 높다.

영국의 저명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스타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룬 업적은 사람들이 군주의 존재를 대수롭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때로는 불평도 하는, 마치 날씨 같은 대상으로 만든 것이라고 평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침묵하고 공개 발언을 하지 않는 의무를 추가함으로써 군주의 역할을 재정의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1926년 4월 21일 태어나 올해 89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2월 6일 아버지인 조지 6세 국왕이 세상을 뜨자 25세의 나이에 왕위를 이었다.

여왕이 통치한 63년간 영국도 많은 일을 겪었다.

즉위 당시 2차 세계대전 복구에 한창이던 영국은 1970년대 경기 침체로 고전했고, 그 무렵 북아일랜드 유혈 내전사태가 이어지기도 했다.

또 1980년 영국령이던 짐바브웨가 독립하는 등 여왕 재위 기간 40개 이상의 식민지 국가들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1981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의 결혼으로 영국 왕실의 인기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10년 후인 1992년 여왕의 표현대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게 된다. 찰스왕세자, 앤드루 왕자, 앤 공주가 모두 이혼하고 윈저궁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어 1997년에는 다이애나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이때 여왕이 가족끼리만 추모행사를 하고, 버킹엄궁에 조기(弔旗)를 달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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