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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 위험…정책 대응 딜레마

신흥국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 위험…정책 대응 딜레마

입력 2015-09-16 16:21
업데이트 2015-09-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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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신흥국들의 국채 신용 등급이 줄줄이 강등 당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는 올해 초 투기 등급으로 전락했고 최근 브라질도 투기 등급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터키의 등급도 강등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9일, 브라질의 장기 외화 표시 채권의 등급을 투기 등급인 ‘BB+’로 1단계 낮췄다. 금융 시장에서는 브라질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로 국채 매도가 확대돼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5%대로 치솟으면서 거의 7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햇다.

남아공과 터키 등도 정부 재정 상황의 악화로 장기 금리의 상승이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 피치 그룹의 평가 담당자는 8일 “BBB’로 평가된 남아공의 신용 등급이 강등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관계자는 정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터키도 강등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신흥국들은 고성장을 통해 재정 상황이 개선되면서 속속 투자 적격 등급을 얻었다. 하지만 미국이 양적 완화를 축소한 2013년 여름부터 경기가 둔화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고금리를 배경으로 이들 신흥국 국채를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매도를 확대하자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남아공 랜드화와 터키 리라화는 사상 최저권에서 움직이는 상태다.

세계 주요 금융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금융협회(IIF)의 추산에 따르면 9월 초까지 한 달 동안 신흥국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총 300억~400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했다. 이는 2013년 여름 금융시장이 동요할 당시의 70~80%의 규모다.

만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의 국채 수익률은 더욱 상승할 우려가 있다.

네덜란드 ABN 암로의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아르옌 반 다이크 하우젠은 대외적인 충격에 깨지기 쉬운 대표적인 국가로 브라질,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국을 꼽았다.

원자재 의존 구조.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대외 채무의 수준 등 3가지 측면에서 향후 충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통화 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율을 높여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정책을 통해 대응할 여지가 제한된다.

페루 중앙은행은 10일 자국 통화 솔의 가치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4년 만에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 남아공 중앙은행도 조만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신흥국 중앙은행은 딜레마를 안고 있다.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긴축조치를 포기할 수 없다. 재정이 악화되면 신용 등급 강등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JP 모건은 지난 8일 세계 기관 투자자들이 참고할 신흥국 채권 지수 산출 대상에서 아프리카 산유국 나이지리아를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통화 가치 급락 대책으로 외환 거래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다른 신흥국에서도 자금 유출에 잘못된 대응책을 취하면 투자자의 불신이 더욱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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