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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IS에 보내는 메시지

파리 테러로 아내를 잃은 남편이 IS에 보내는 메시지

입력 2015-11-18 11:33
업데이트 2015-11-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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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인 에펠탑에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테러로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는 의미로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흰색, 붉은색 조명을 비췄다. ⓒ AFPBBNews=News1
16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건축물인 에펠탑에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테러로 희생된 사람들을 애도하는 의미로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 흰색, 붉은색 조명을 비췄다.
ⓒ AFPBBNews=News1

당신들은 내 분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이슬람국가(IS)의 프랑스 파리 테러로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파리 시민인 앙투안 레리스는 아내 헬렌 레리스를 이번 테러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헬렌은 남편과 17개월된 아들을 남겨뒀다. 앙투안 레리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들은 내 분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내 분노를 얻고 싶었겠지만 분노와 증오를 당신들에게 돌려주는 건 죽은 희생자들을 당신들과 똑같은 무지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내 조국의 사람들을 불신하게 만들고 안전을 위해 자유를 희생하도록 하기 위해 내가 겁먹기를 바라겠지만, 당신들은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앙투안 레리스가 올린 글의 전문.


당신들은 내 분노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금요일 밤, 당신들은 비범한 생명을 앗아갔다. 내 인생의 사랑, 내 아들의 엄마를. 그러나 당신들에게 내 분노를 선물하지 않겠다. 나는 당신들이 누군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당신들은 죽은 영혼들이다. 당신들이 맹목적으로 사람들을 살해해 바친 그 신이 우리를 그의 형상대로 만들었다면, 내 아내의 몸에 박힌 총알 하나하나는 그 신의 심장에 한군데씩 상처를 입혔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내 분노를 당신들에게 선물하지 않을 것이다. 내 분노를 얻고 싶었겠지만, 분노와 증오를 당신들에게 돌려주는 건 죽은 희생자들을 당신들과 똑같은 무지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내 조국의 사람들을 불신하게 만들고 안전을 위해 자유를 희생하도록 하기 위해 내가 겁먹기를 바라겠지만, 당신들은 실패했다.

아내를 오늘 아침 봤다. 몇 날 몇 밤에 걸친 기다림 뒤에 말이다. 그녀는 금요일 밤 외출할 때와 똑같이 아름다웠다. 지난 12년간 맹목적으로 사랑했던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웠다. 물론 나는 이 고통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다. 이것은 당신들의 작은 승리일 것이다. 그러나 고통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는 아내가 매일매일 우리와 함께하고, 당신들은 절대 가지 못할 자유와 사랑의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알고 있다.

아들과 나, 둘만 남았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모든 군대들을 합친 것보다도 더 강하다. 나는 당신들에게 더 신경을 쓸 시간 따위 없고, 지금 막 잠에서 깨어난 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그는 갓 17개월이 됐다. 그는 평소처럼 밥을 먹을 것이고, 우리는 평소처럼 함께 놀 것이다. 그리고 내 아들이 살아가는 동안, 그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감으로써 당신들을 괴롭힐 것이다. 왜냐면, 당신들은 내 아들의 분노도 돌려받지 못할 테니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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