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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기업화, 스승은 검열”…호주 여고생 ‘작심’ 비판

“학교는 기업화, 스승은 검열”…호주 여고생 ‘작심’ 비판

입력 2015-12-08 11:14
업데이트 2015-12-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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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사립 학생회장 종업식 연설서 직격탄…학생들 기립박수

“학교가 점점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 “연설문 검열을 받았다.” “학교가 완벽함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호주 시드니의 한 유명 사립학교의 학생회장이 종업식 연설에서 학교가 돈과 명성, 홍보에 집착하고 있으며 지나친 기대감으로 학생들에게 심한 압박을 준다며 학교를 작심하고 비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여학교인 ‘레이븐스우드’의 고교과정 졸업반인 학생회장 새라 헤인스(18)는 지난주 교사와 학부모, 동료 학생 앞에서 “실망했다”며 학교에 대한 불만을 조목조목 털어놓았다고 호주 언론이 8일 전했다.

헤인스는 학생회장이 된 후로 학교 측이 학교의 명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한다며 연설문을 검열했다고 고발했다.

한 예로 올해 초 학교 공개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학교는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전하려 했으나 학교 측으로부터 수정 지시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연설문은 훌륭하지만 끝 부분을 바꿔라. 학교가 완벽하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싶은 부모는 없다’라는 답장을 전달받았다고 헤인스는 밝혔다.

이같은 학내 실정에 따라 헤인스는 이번 종업식 연설을 위해 ‘학교 제출용’과 ‘실제 연설용’으로 연설문을 따로 작성했다고 밝혔다.

헤인스는 또 학교가 점점 더 돈 문제에 집착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헤인스는 “오늘날 학교들은 모든 게 돈이 동기가 되고 있고 명성이나 금전적 이익을 주는 사람을 더 중시하는 기업처럼 운영돼 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학교가 완벽함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실수에 관용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사례로 같은 학교 중학교 과정에 다니던 동생이 타의로 학교에서 떠나야만 했던 일을 지적하며 학교로부터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헤인스의 동생은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 중 한 명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헤인스의 이번 연설이 개인적인 감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헤인스는 당시 연설에서 서로 솔직해지자는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헤인스의 연설 중간마다 웃음을 터트리던 동료 학생들은 약 14분의 연설이 끝나자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8일 전했다.

학교운영위원장인 마크 웹은 학교 홈페이지에 “우리 학생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연설 등을 통해 개인의 의견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며 헤인스의 의견 표명에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헤인스의 연설 동영상은 8일 유튜브에서 삭제됐다. 헤인스의 연설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전날 오후에는 조회 수가 6만회를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은 상태였다.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고교과정까지 두고 있으며 고교과정 연간 수업료는 2만8천 호주달러(2천400만원)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지난해 11월 이 학교를 방문했으며, 헤인스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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