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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에 각국 재무장관들 퇴진 속출

글로벌 위기에 각국 재무장관들 퇴진 속출

입력 2015-12-24 09:28
업데이트 2015-12-2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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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국들 정권 교체도 잇따라

올해 세계 경제위기로 여러 나라에서 경제 사령탑인 재무장관들이 물러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자 재무장관을 교체했다.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에서는 악화한 경제 상황 때문에 10여년만에 대통령이나 의회 다수당이 바뀌기도 했다.

◇ 새해 앞두고 남아공·브라질 재무장관 물갈이

경제 위기로 각국 재무장관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

남아공은 최근 1주일만에 재무장관을 두 차례나 교체했다.

이달 9일 은흘라은흘라 네네 재무장관이 돌연 경질되고, 데이비드 반 루옌 재무장관이 새로 임명됐다.

이 나라는 갑작스러운 장관 경질에 랜드화 가치가 하루 만에 달러화 대비 9.5% 폭락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나흘만에 전직 재무장관인 프라빈 고단을 새 재무장관으로 투입했다.

아프리카에서 경제규모가 두 번째로 큰 남아공은 올해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 나라는 외화부채가 많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남아공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했다.

남아공의 올해 3분기 성장률은 1.0%로 2009년 경기 침체 이후 최악이었다.

남아공처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빠진 브라질도 최근 재무장관에 새 인물을 임명했다.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과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압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브라질은 지난 18일 조아킹 레비 재무장관을 경질하고, 네우손 바르보자 기획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칠레도 지난 5월 경제학자 로드리고 발데스를 재무장관에 임명하는 등 전면 개각을 단행했다. 이 나라는 지난해 3월 취임한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의 아들이 비리 스캔들에 연루돼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인데다 경제도 부진해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칠레 중앙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나라는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구리 가격이 지난 6개월간 30% 가량 하락하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나라의 화폐인 페소화의 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12% 이상 하락했다.

이외에도 올해 재무장관이 바뀐 대표적 나라로 올 초부터 디폴트 위기로 유럽을 뒤흔든 그리스가 있다.

그리스는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싼 국제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채권단은 협상 실무 총책임자였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결국 7월에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전격 사임하고,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외무차관이 그 자리에 앉았다.

그리스는 2008년 이후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다 작년 성장률이 0.8%로 소폭 반등했지만, 긴축재정으로 불황에서 빨리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

◇ 남미·캐나다 등 정권교체…경제가 큰 요인

최근 약 1개월 사이에 경제난에 시달리던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에서 대통령이 바뀌거나 의회 다수당이 교체됐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달초 좌파 정권이 거의 17년만에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우고 차베스에 이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차비즘’으로 불리는 포퓰리즘 정책을 유지했지만 총선에서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야권 연합인 민주연합회의(MUD)에 패배했다.

세계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베네수엘라는 유가 폭락 때문에 경제가 무너졌고 그 결과 마두로 대통령은 총선에서 패배한 것이다.

전체 재정수입에서 원자재의 비중이 65%인 베네수엘라는 세계 수요 감소로 유가가 2014년 5월 배럴당 115달러에서 지난달 50달러 아래로 추락하자 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들은 식품과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BBC에 따르면 최근 베네수엘라의 3개 대학의 공동연구에서 이 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빈곤층은 73%로 2013년(27%)의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159%에 이르고 내년에는 200%를 넘을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는 전망했다.

IMF는 또 베네수엘라 GDP가 올해 10% 감소하고 내년에 추가로 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아르헨티나에서는 친(親) 기업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가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를 12년만에 끝내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이번 정권 교체는 이 나라의 경제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은 30% 수준까지 치솟았고 빈곤율은 높아졌으며 경제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 2.2% 수준으로 낮아졌다.

마크리 신임 대통령은 지난주 환율 규제를 철폐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36% 이상 떨어졌다.

브라질에서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부패 스캔들에서 촉발됐지만 유가 급락에 따른 경제불황이 그 배경이다.

이 나라의 올해 GDP는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996년 이후 최악이다.

브라질은 내년에도 GDP가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황의 늪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와 S&P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등급으로 강등했다.

경기침체에 빠졌던 캐나다에서는 지난 10월 총선에서 쥐스탱 트뤼도가 이끄는 자유당이 집권 보수당에 압승을 거두고 거의 10년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캐나다는 선거를 앞두고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GDP가 감소해 경기침체에 빠졌다. 이는 재집권을 노리던 보수당의 스티븐 하퍼 당시 총리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핀란드에서는 지난 4월에 다수당이 교체돼 IT 기업인 출신인 유하 시필레가 새 총리에 올랐다. 핀란드는 실업률이 9% 이상으로 올라가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유럽연합(EU) 경제침체로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이 나라는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지난 3분기 GDP도 전분기 대비 0.6% 줄었다. 핀란드 내에서는 유로존 탈퇴(픽시트)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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