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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상석’ 홍콩 행정수반 ‘측면’…관행 깬 좌석배치 논란

시진핑 ‘상석’ 홍콩 행정수반 ‘측면’…관행 깬 좌석배치 논란

입력 2015-12-24 11:18
업데이트 2015-12-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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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고도의 자치권’ 약화 우려…‘모멸적’이라는 비판도

중국 지도부와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의 연례회담 좌석 배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당국이 홍콩 행정장관을 지도부와 마주 보고 나란히 앉게 하던 관행을 깨고 테이블 측면 자리에 배정한 것을 두고 홍콩에 보장된 ‘고도의 자치권’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모멸적이라는 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연례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테이블 상석에 앉고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테이블 측면의 작은 의자에 앉았다.

렁 장관 옆에는 왕광야(王光亞)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이 앉았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렁 장관의 면담 때도 리 총리는 상석에, 렁 장관은 측면에 각각 앉았다.

종전의 연례 방문 때 항상 화려한 탁자를 사이에 두고 중국 지도부와 홍콩 행정장관이 나란히 대형 의자에 앉아 대등한 관계라는 인상을 준 것과 대조적이다.

렁 장관은 중국 지도부와 면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좌석 배치 변화에 대해 “홍콩 기본법과 중국 헌법상 규정된 홍콩과 중국 당국 간 관계를 더 잘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런 좌석 배치가 홍콩 행정장관의 연례방문을 더 근엄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친(親)중국파 정당인 홍콩공회연합회의 웡?킨(黃國健) 입법회 의원(국회의원격)은 “(홍콩의) 하위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지적하고서 “중국 당국이 홍콩 주권 반환 초기 홍콩인들을 겁주지 않으려고 역할을 강조하지 않았지만, 도심 점거 시위와 정치 개혁안 부결 이후 정책을 바꿨다”고 말했다.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인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劉慧卿) 주석은 새로운 좌석 배치가 불필요하고 모멸적인 것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라우 주석은 “사람들이 렁 장관이 고도의 자치를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영국은 1984년 12월 서명한 연합성명에서 홍콩 주권 반환 50주년이 되는 2047년까지 일국양제 원칙에 따른 고도의 자치와 집행권(행정권)을 홍콩에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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