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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아내’·‘과격 여성주의자’…옥스퍼드사전 성차별 사례들

‘잔소리 아내’·‘과격 여성주의자’…옥스퍼드사전 성차별 사례들

입력 2016-02-15 09:09
업데이트 2016-02-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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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하는(nagging)는 건 아내(wife)이고, 과격한(rabid) 건 여성주의자(feminist)다?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영어사전 중 하나인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그렇다.

옥스퍼드 사전에서는 이 외에도 ‘귀에 거슬리는’(grating), ‘새된’(shrill) 같은 형용사가 여성의 목소리를 묘사하는 데 쓰이는 등 특정 단어들의 용례가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고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사전을 펴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출판사는 이런 용례가 출판사의 시각이나 의견이 아니라 현실에서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과격한’(rabid)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는데 우익(rightwinger)도 공산주의자(communist)도, 팬(fan)도 아닌, 여성주의자가 선택된 이유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출판사는 “‘rabid’의 용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폄하를 담고 있는 단어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우선 프랑스어에서 넘어온 ‘mistress’라는 단어는 주인이라는 뜻의 ‘master’의 여성형으로, 지배권이나 권위를 가진 여성을 뜻했다.

하지만, 현재는 ‘부인을 둔 남성이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여성’(내연녀)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hussy’라는 단어도 ‘한 집안의 가장인 여성’이라는 중립적인 뜻이 있었지만, 17세기 이후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평판 나쁜 여성’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남성에 대한 경칭 ‘sir’에 상응하는 여성 경칭 ‘madam’도 18세기 말부터 ‘조숙하고 잘난 체하는 소녀나 나이 어린 여성’ 혹은 내연녀, 창녀를 이르는 말로 변형됐으며, 19세기 말에는 여성 포주를 지칭하는 말이 됐다.

‘governor’의 여성형인 ‘governess’도 ‘장소나 기관, 집단에서 권위를 행사하는 여성’이라는 원래 뜻에서 ‘사람, 주로 어린아이를 보살피고 감독하는 여성’으로 그 의미가 축소됐다.

군주를 보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courtier’의 여성형 ‘courtesan’은 창녀라는 의미로, 여자 아이나 결혼하지 않은 소녀를 뜻했던 ‘wench’나 여성에 대한 애칭으로 쓰였던 ‘tart’도 문란한 여성, 부도덕한 여성이라는 부정적인 뜻으로만 쓰인다.

이 단어들은 사회적 여건이 어떻게 언어에 그 흔적을 남기는지 보여준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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