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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합법적 마약 투여시설 만들자” 주장

미국서 “합법적 마약 투여시설 만들자” 주장

입력 2016-02-23 11:40
업데이트 2016-02-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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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이타카 시장 “과다투약 사망 막고 치료·재활”

미국 한 소도시의 젊은 시장이 마약 과다 투여 사고 등을 막기 위해 중독자들이 의료진의 지도 아래 ‘안전하게’ 마약을 투여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스반테 마이릭(28) 시장은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행 마약 대책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20년간 지켜봤다”며 “사람들이 골목에서, 욕실에서 마약을 투여하고 이들 중 너무 많은 이들이 죽는다”고 말했다.

마약 중독자의 아들인 마이릭 시장은 노숙자 쉼터 출신으로 코넬대에 진학한 후 지난 2012년 인구 3만 명 이타카시의 최연소 시장이자, 첫 흑인시장으로 당선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누구보다도 마약의 폐해를 잘 아는 그는 마약 문제를 형사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 문제로 접근한 이타카시 마약 종합 대책을 24일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 중에서도 마약 투여 시설 설치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중독자들이 의료진의 지도 아래 위생적인 주사기를 사용해 헤로인 등 마약을 투여하도록 해 과다 투여할 경우 의료진이 재빨리 해독제를 투여할 수 있게 하고, 치료와 재활도 돕는다는 것이다.

마이릭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마약을 장려하는 것이냐’고 물을 수 있다”면서도 뉴욕주에서 마약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2003년 186명에서 2012년 914명으로 늘었다는 것을 지적하며 “연방 정부의 대책만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합법적 마약 투여 시설 개념은 캐나다와 유럽, 호주 등 일부 지역에 이미 존재한다.

대표적인 ‘안전 마약 투여 시설’인 캐나다 밴쿠버의 ‘인사이트’는 2003년 문을 연 후 주로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며, 매일 8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인사이트에서 일하는 퍼트리샤 댈리 박사는 “일주일에 10∼20명꼴로 과다 투약 사고가 발생하지만 아무도 사망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과다 투약으로 죽는 것은 혼자서 마약을 투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대법원은 2011년 인사이트가 눈에 띄는 부작용 없이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있다며 합법적 시설로 인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현행법 하에서는 이러한 시설 운영자나 사용자 모두가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이릭 시장의 구상이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약 중독을 극복한 후 볼티모어 카운티의 마약 단속 총책으로 일하는 마이크 김벨은 AP에 “중독자들은 잡혀갈 걱정 없이 마약을 투여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잡힐 위험이 없는데 왜 마약을 끊겠느냐”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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