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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트럼프도 눈물 보일까…전문가 “이미지 개선에 효과적”

마초 트럼프도 눈물 보일까…전문가 “이미지 개선에 효과적”

입력 2017-01-18 16:24
업데이트 2017-01-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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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수준급 공감’ 눈물은 냉철한 이미지 거리감 희석

거센 남성적 성향으로 ‘마초’ 이미지가 굳어진 트럼프가 과연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혹은 이를 연출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 마음속을 깊이 파고들려면 대중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영국의 행동치료 전문가 주디 제임스는 18일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취임식에서 눈물 한 방울을 짜낼 수 있다면 대중의 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가면을 벗어던지고 따뜻하고 선의를 가진 인물로 자신을 부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디랭귀지 바이블’의 저자인 그는 “트럼프가 지금까지는 우두머리 수컷의 깃털을 뽐내며 다녔지만 적절한 순간에 눈물을 흘리면 놀라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여성을 자주 비하하고 남성 우월주의적인 이미지를 과시해온 트럼프가 눈물을 보이는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프랑스의 심리학자 장 피에르 프리드먼은 “‘남자는 울지 않는다’는 인식이 보편인 세대에 속한 트럼프는 무감각한 나이 든 카우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그의 대선 승리 소식에 기뻐 우는 사람들을 조롱하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한 어린이가 울자 짜증스럽게 반응하기도 했다.

반면에 퇴임을 코앞에 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가끔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돼 이미지가 한결 좋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바마는 취임 이후 최소 열 차례 이상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작년 미국의 잇따른 총기난사 사고에 관해 얘기하면서 그랬던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시카고 고별연설에서 부인 미셸과 두 딸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오바마의 눈물은 지적이고 냉철한 이미지가 주는 모종의 거리감을 누그러뜨려 대중과 교감하는 진정성 있는 리더로 보이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주디 제임스는 “눈물이야말로 정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흘리는 눈물은 정치인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로런 빌스머 피츠버그대 교수도 “오바마는 대중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며 “눈물은 높은 수준의 공감능력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수컷의 이미지를 연출해온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마저도 2012년 대선 승리 직후 등 몇 차례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반면에 프랑스의 심리학자 장 피에르 프리드먼은 정치인들이 공감보다는 권력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는 색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권력의 상실을 자신의 구상을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지 않고 일종의 사별(死別)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인 대부분은 감수성이 있는 타입이 아니다. 그들은 쥐고 있던 권력을 잃을 때 눈물을 흘린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눈물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경우도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사고로 별세했을 때 블레어의 눈물은 영국 왕실의 무감각한 반응과 대비돼 블레어의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블레어는 이후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를 비롯해 여러 차례 눈물을 보였고, 이는 곧 조롱의 대상이 됐다.

주디 제임스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가짜 눈물과 진짜 눈물을 쉽게 구분할 줄 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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