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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적은 여성 아닌 무슬림”…女유권자 공략 나선 유럽 극우

“여성의 적은 여성 아닌 무슬림”…女유권자 공략 나선 유럽 극우

입력 2017-03-03 15:13
업데이트 2017-03-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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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무슬림 등 여성에 위협으로 규정…反이민 여론몰이에 활용

유럽 극우당의 여성 지도자들이 그동안 그들을 외면했던 여성 유권자들을 향해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 독일의 프라우케 페트리 ‘독일을 위한 대안’ 공동대표, 노르웨이의 시브 옌슨 재무장관은 자국 내 극우세력을 이끄는 대표 여성 정치인이지만 여성 유권자에겐 유독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극우 캠페인의 가장 중요한 주제인 ‘반(反)이민’을 부각하는데 젠더(성) 이슈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이들이 깨달으면서 여성들을 향한 ‘구애전’이 시작됐다.

현재 극우당들은 무슬림 여성이 쓰는 베일인 히잡을 가부장제의 상징으로 몰아세우고, 여성과 동성애자에 대한 무슬림의 공격을 유럽 가치에 대한 이슬람의 위협과 동일시하며 젠더 이슈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오는 4∼5월 열리는 프랑스 대선의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르펜은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르펜은 최근 프랑스 일간 로피니옹 기고문에서 재작년 독일 쾰른에서 벌어진 난민들의 집단 성범죄 사건을 언급하며 “난민 위기가 여성권 종말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닌가 두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NYT는 이들의 구애작전으로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이 크게 변화하진 않겠지만, 변화는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 연구진이 지난 2015년 17개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포퓰리즘적 급진 우파’에 투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이런 성향이 극우당의 이념에 반대하기 때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성들은 극우당의 아웃사이더 정치스타일이나 과거 폭력과의 연계성, 기존 정치인들이 씌운 낙인 때문에 이들에게 표를 던지길 꺼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네덜란드 정치분석가인 카스 뮈더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극우당 여성 당수들이 여성 유권자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제시하며 “여성이라는 점은 급진적 우파 정치인에겐 실제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전에는 여성할당제나 남녀 간 동일 임금과 같은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이들이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여성 유권자에게 관심을 돌리는 것이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도 많다.

영국 랭커스터대학 루스 워닥 교수는 “그들은 외국인, 이민자, 무슬림 남성들의 위협에 대항해 ‘우리’ 여성들의 권리를 옹호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들은 이전에 성희롱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한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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