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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된 누드명화 올렸다가…페이스북 재판 7년만에 개시

150년 된 누드명화 올렸다가…페이스북 재판 7년만에 개시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2 09:46
업데이트 2018-02-0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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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교사 7년전 계정폐쇄당한 뒤 고소…파리 법원서 심리 시작

여성의 성기를 묘사한 19세기 명화를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계정이 폐쇄된 사례에 대한 재판이 프랑스에서 7년 만에 시작됐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버텼지만 끝내 ‘표현의 자유’에 대한 법리 다툼을 프랑스 법정에서 벌이게 됐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파리민사법원은 이날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세상의 기원’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계정이 폐쇄된 고교 교사 프레데릭 뒤랑베사(58)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7년 전 제기한 소송에 대한 심리를 개시했다.

교사이자 미술 애호가인 뒤랑베사는 2011년 이 작품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렸다가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경고나 사전 설명도 없이 계정을 폐쇄당했다.

뒤랑베사는 이후 프랑스 법원에 ‘사실상의 검열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소를 제기했지만,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합의한 약관상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재판을 피해왔다.

하지만, 파리항소법원은 2016년 2월 페이스북의 주장을 기각하고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뒤랑베사는 2만 유로(2천700만원 상당)의 피해배상과 배상과 계정의 복원, 왜 계정을 폐쇄했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19세기 사실주의 사조의 거장인 쿠르베가 1866년 그린 ‘세상의 기원’(L‘origine du monde)은 여성의 성기와 체모를 적나라하게 묘사해 작품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는 물론 15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논쟁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재판이 어디서 열려야 하는지를 둘러싼 지루한 법리 공방을 진행하던 2015년 나체 이미지와 관련한 정책을 바꿔 누드 이미지를 다룬 예술작품을 게시할 수 있도록 했다.

19세기 말 파리 주재 터키 외교관에서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을 거쳐 현재 오르세 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품에 대한 미술관의 설명은 이렇다.

“’세상의 기원‘은 그 대담함과 솔직함, 쿠르베의 정교한 색채 사용과 위대한 기교 덕분에 매혹의 힘을 가지며, 포르노그래피의 이미지도 탈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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