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아기 울음소리 줄어든 G7

아기 울음소리 줄어든 G7

김태균 기자
입력 2018-06-03 23:10
업데이트 2018-06-04 02:3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노산·지원 축소로 출산율 악화…2차대전 후 첫 800만명 밑돌아

한동안 나아졌던 주요 선진국의 저출산 문제가 다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와 긴축재정에 따른 양육지원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미지 확대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800만명을 밑돌 것으로 추산됐다. 캐나다를 뺀 6개국에서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줄었다.

이달 1일 발표된 일본의 지난해 전체 출생아는 94만 6060명으로, 역대 최소 기록을 경신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1.43으로, 전년의 1.44보다 악화됐다.

미국도 지난해 신생아 수가 385만명에 그쳤다. 15~44세 여성 1000명당 신생아 60.2명꼴로 100년 이상 된 통계 산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초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30대 여성의 출산율은 낮아진 반면 40~44세에서는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1993년 1.66에서 2006년 2.0까지 회복되며 저출산 문제 극복에 성공한 몇 안 되는 선진국으로 분류됐던 프랑스도 긴축재정과 이에 따른 육아지원 축소로 사정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 2014년에는 20대 여성의 출산율이 30대 여성에게 역전을 당했다. 특히 20대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최근 5년간 10%나 감소했다. 긴축재정의 영향은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도 출산율 저하로 이어졌다.

독일의 경우 정부 지원 강화와 이민자 수용 확대 정책 등에 힘입어 출생아가 2016년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9만 2000명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7년 만에 감소했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현상 유지는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니혼게이자이는 “출생아가 감소하는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여성의 첫아이 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일본에서 1980년대부터 진행돼 온 이 현상이 다른 선진국에서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상당수 선진국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가의 출산·양육 지원이 축소되면 저축 등 일정 수준의 대비를 하고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초산 연령이 늦어지기 마련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의 경우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세대를 떠받쳐야 하는 경제활동인구의 부담이 해마다 가중되고 이것이 경제의 활력을 해칠 것으로 지적되기 시작했다”며 “생산성 향상이 선진국들의 공통의 과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8-06-04 14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