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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해 베트남 여성, 재차 석방 탄원…가능성은 글쎄

김정남 살해 베트남 여성, 재차 석방 탄원…가능성은 글쎄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3-29 11:24
업데이트 2019-03-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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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처음으로 직접 증언대 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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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티 흐엉. AFP 연합뉴스
도안 티 흐엉.
AF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베트남 여성이 재차 석방을 탄원하고 나섰다.

2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31)의 변호인인 히샴 테 포 텍 변호사는 토미 토머스 말레이시아 검찰총장에게 석방을 요청하는 진정을 제기했다고 전날 밝혔다.

그는 “두 번째 진정을 낸 것은 앞서 제출한 진정을 거부한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검찰총장에게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흐엉은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여)처럼 자유의 몸이 되거나 살인 혐의가 (더 가벼운 혐의로) 변경될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엔 살인 혐의로 계속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흐엉은 시티와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김정남을 살해할 당시 두 여성이 보인 모습이 ‘무고한 희생양’이란 본인들의 주장과 거리가 있다면서 이들이 ‘훈련된 암살자’라고 반박해 왔으나, 지난 11일 돌연 시티에 대한 공소를 취소했다. 재판부는 별도의 무죄 선고 없이 시티를 즉각 석방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흐엉 역시 석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토미 검찰총장은 이를 거부하고 재판을 계속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흐엉은 내달 1일 샤알람 고등법원에 출석해 처음으로 직접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같은 날 법정에서 흐엉이 제출한 두 번째 진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사법당국은 시티를 석방하고 흐엉은 석방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차이는 김정남과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 시티와 달리, 흐엉은 김정남의 등 뒤로 접근해 얼굴에 VX를 바르는 모습이 공항 내 CCTV에 촬영된 데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출신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도 차이가 컸다.

인도네시아는 시티가 체포된 직후 현지인 변호사 4명을 고용하고 조속한 석방을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베트남 정부는 최근까지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흐엉은 변호사비조차 마련하지 못해 자원봉사 차원에서 나선 현지인 변호사에게 의존하다가, 수개월 뒤에야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베트남변호사협회의 지원을 받아 변호인단을 꾸릴 수 있었다.

시티를 석방한 뒤 외교적 이익을 법치 원칙보다 앞세웠다는 논란이 일었던 점을 고려하면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이 흐엉을 당장 석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일각에선 올해 하반기 재판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었다는 점을 들어 재판을 계속 진행하되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등으로 혐의를 변경해 벌금형을 선고할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한편, 인도네시아로 귀국한 뒤 정부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시티는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 다시 기소될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에 정식으로 무죄 선고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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