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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핵추진 미사일’ 폭발 인근 주민들 대피령…“방사능 수치 16배”

러시아 ‘핵추진 미사일’ 폭발 인근 주민들 대피령…“방사능 수치 16배”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8-14 11:20
업데이트 2019-08-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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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스카이폴’로 불리는 러시아의 신형 핵추진 미사일 ‘9M 730 부레베스트닉’ 발사 장면이라고 알려진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명 ‘스카이폴’로 불리는 러시아의 신형 핵추진 미사일 ‘9M 730 부레베스트닉’ 발사 장면이라고 알려진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폭발 현장 인근 방사능 수치 치솟아
푸틴 개발 공언한 ‘스카이폴’로 추측
미국, 60년대 개발 시도했다가 중단

러시아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발생한 폭발 사고가 신형 핵추진 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폭발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소개령(대피령)을 내렸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발 현장 인근의 방사능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내려진 조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 지역 ‘뇨녹사’ 훈련장에서는 러시아 국방부가 진행하던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시험을 주관한 러시아 원자력 공사(로스아톰) 소속 과학자 등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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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발을 공언했던 핵추진 순항 미사일 ‘9M 730 부레베스트닉’.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 지역에서 엔진 시험 중 발생한 폭발 사고가 이 미사일 시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9.8.14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발을 공언했던 핵추진 순항 미사일 ‘9M 730 부레베스트닉’.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 지역에서 엔진 시험 중 발생한 폭발 사고가 이 미사일 시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9.8.14
EPA 연합뉴스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뇨녹사’ 훈련장에서의 미사일 엔진 폭발로 사고 당일인 8일 정오쯤 인근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의 방사능 수준이 평소의 16배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러시아 그린피스 지부도 아르한겔스크 주 재난 당국(비상사태부) 자료를 인용해 시간당 2마이크로 시버트(μSv)까지 방사능 수준 증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이 ‘9M 730 부레베스트닉’ 시제품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개발을 공언한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SSC-X-9 스카이폴’로 부르는 이 미사일은 탑재된 소형 원자로에서 동력을 확보해 이론적으로는 비행거리에 제한이 없어 며칠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하는 미사일로, 푸틴 대통령이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미 NBC방송은 “이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 저고도로 비행하고 초고속으로 비행해 탄도 예측이 쉽지 않아서 이론상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회피가 가능해진다”면서 “미국이 너무 위험하다고 여겨서 개발을 시도하다 폐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1960년대 ‘플루토 프로젝트’라고 명명한 핵추진 순항미사일 개발을 시도한 적 있다.

소련과의 냉전 속에 핵 경쟁이 심화하던 시기로, 이 프로젝트가 폐기된 주된 이유는 이 미사일이 비행 중 방사성 입자를 지상에 뿌릴 가능성 때문이라고 NBC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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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개발 중인 핵추진 미사일 엔진 폭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뇨녹사’ 훈련장 연구소의 모습. 사진은 2011년 11월에 촬영됐다. 2019.8.14  AFP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개발 중인 핵추진 미사일 엔진 폭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뇨녹사’ 훈련장 연구소의 모습. 사진은 2011년 11월에 촬영됐다. 2019.8.14
AFP 연합뉴스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이 방송에 “우리(미국)는 어느 정도 러시아와의 군비 경쟁으로 표류하거나 발을 헛디디고 있다”면서 “군비 경쟁에는 실제적인 인적 대가가 있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에는 모든 종류의 재앙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핵추진 미사일이) 위험하냐고? 그렇다!”면서 “‘날아다니는 원자로’라는 표현이 적합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핵추진 미사일’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우리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이 (첨단 미사일 개발) 분야에서의 러시아의 수준이 다른 국가들이 도달한 수준을 훨씬 앞서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스카이폴’ 폭발을 거론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보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트윗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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