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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집단감염 애꿎은 연어 탓…중국 노림수 있었나

베이징 집단감염 애꿎은 연어 탓…중국 노림수 있었나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6-19 14:10
업데이트 2020-06-1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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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최대 신선식품 시장인 끌롱떠이 시장의 연어 도매상점에서 18일(현지시간) 점주가 손질한 연어를 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신파디 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수입연어를 손질하는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내 연어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어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2020.6.18  AFP 연합뉴스
태국 방콕의 최대 신선식품 시장인 끌롱떠이 시장의 연어 도매상점에서 18일(현지시간) 점주가 손질한 연어를 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신파디 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수입연어를 손질하는 도마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중국 내 연어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어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2020.6.18
AF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감염원으로 수입연어가 지목된 가운데 중국이 수입식품을 대상으로 대규모 표본검사를 진행했지만 정작 바이러스 오염 사례를 발견되지 않았다.

수입식품 3만건 표본검사 결과 모두 ‘음성’
19일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 해당)가 올린 인터넷 홈페이지 공고를 보면, 중국 전역 세관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수입 해산물, 육류, 채소, 과일, 가공식품에서 표본 총 3만 2174개를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했지만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

수입식품 자체와 외부 포장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는 수입연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원으로 지목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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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감염 추정 ‘신파디 시장’ 폐쇄
집중 감염 추정 ‘신파디 시장’ 폐쇄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13일 이번 사태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 농수산물시장인 ‘신파디’가 폐쇄돼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확인된 신규 환자 36명 가운데 27명이 신파디 시장 관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최근 베이징 집단감염 사태의 진원지인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조사한 방역당국은 수입연어를 취급하는 상점에서 쓰던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들이 신파디 시장의 연어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중국 내 식당에서 연어 메뉴가 일제히 자취를 감추는 등 ‘연어 공포’가 확산했다.

연어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낮아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생동물인 연어를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본다.

오히려 신파디 시장이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광범위하게 오염되면서 연어를 썰던 도마까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준유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수입 연어를 토막 내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해서 연어가 전염원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 도마에 접촉한 사람이나 사물이 전염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퍼질대로 퍼진 ‘연어 공포’를 막기엔 늦었다.

중국 연어 수입 사실상 중단…명확한 근거 없어
중국이 수입연어를 포함해 수입 식품류 전반을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연어 수입은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연어 수출업자들은 이미 중국으로의 연어 수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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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14일 이곳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안직원이 체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6.14  AF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가운데 14일 이곳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안직원이 체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6.14
AFP 연합뉴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자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체 수입식품을 대상으로 검역 절차를 강화한 것이라고 밝힐 뿐이다. 특히 연어 수입을 정식으로 중단한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수입 식품과 농산물 품질·안전 관리를 잘해나감으로써 중국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바이밍 주임은 이날 중국 매체에 “관련 상황에 관한 이해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해산물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은 필요한 조처”라며 “이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집단감염 원인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중국 관영 언론들이 신파디 시장 집단감염 발생 초기에 연어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을 크게 부각해 보도하고, 여기서 발견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이 ‘유럽형’이라고 강조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았다고 자부한 시점에 중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진정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전파된 상황에서 정확한 전파 경로도 찾지 못하고 있자 대중의 관심과 책임 소재를 ‘외부’로 돌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인 셈이다.

한편 베이징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에 따른 확진자 수는 전날까지 183명으로 집계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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