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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할 수 있는 게 살 위해”…게 산책시킨 레스토랑

“만족할 수 있는 게 살 위해”…게 산책시킨 레스토랑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6-24 14:29
업데이트 2021-06-2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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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루종일 묶여 있어 지루해 보였다”

게의 집게다리를 끈으로 묶고 산책시키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게의 집게다리를 끈으로 묶고 산책시키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싱가포르의 한 해산물 레스토랑이 ‘개’가 아닌 ‘게’를 산책시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4일 코코넛싱가포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동북부 풍골에 위치한 ‘House of Seafood’라는 해산물 레스토랑은 지난 16일 게의 집게다리를 끈으로 묶어 공원 산책을 시키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해당 사진에는 레스토랑 사장과 두 세 명의 어린이들이 6마리 게를 끈으로 묶어 산책하는 모습이 담겼다.

레스토랑 사장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게의 속살을 만들기 위해 바람 부는 풍골 해변을 산책시키고 있다”는 설명도 달았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동물 학대라는 비판과 함께 어린이들에 애완동물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레스토랑 측은 이틀만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싱가포르 한 해산물 레스토랑이 게 6마리의 집게다리에 끈을 묶어 산책시키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싱가포르 한 해산물 레스토랑이 게 6마리의 집게다리에 끈을 묶어 산책시키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게가 하루종일 묶여 있는 것이 매우 지루해 보였다” 해명
게시물 삭제에도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싱가포르 동물보호 단체 ‘ACRES’와 싱가포르 동물학대 방지협회(SPCA Singapore)가 직접 조사에 나섰다.

ACRES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밝힌 합동 조사결과에 따르면, 레스토랑 사장은 “게를 실제로 산책시킨 것이 아니라 사진 촬영을 위해 5분 정도 산책 포즈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게를 산책시킨 경위에 대해서는 “장사가 되지 않아 많은 게가 남아 있었다”며 “게가 하루 종일 바구니 안에 묶여 있는 것이 매우 지루해 보였다. 길에서 만난 행인들이 게들에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해왔고, 게와 사진찍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2019년 ‘House of Seafood’ 레스토랑이 게 뽑기 기계를 설치해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2019년 ‘House of Seafood’ 레스토랑이 게 뽑기 기계를 설치해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
그러나 동물단체는 “이번 사건이 싱가포르에서 살아있는 식용 동물을 취급하는 개인 및 기업의 행동 기준을 규정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며 “식용 동물은 산채 수송과 움직임 제한, 취급, 보관, 도살, 식당 전시 등에 노출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식용 동물에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최대한 줄여주는 것은 동물 복지일 뿐 아니라 식품안전과 소비자들의 취급방법 인식 개선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레스토랑은 2019년 ‘살아있는 게 뽑기 기계’를 설치해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이 레스토랑은 1회 게임에 5 싱가포르달러(약 4200원)를 주고 게 뽑기에 성공하면 요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벌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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