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프간 탈레반 전쟁 20년만에 종지부
美국방부 “마지막 美비행기 카불공항 이륙”
미국, 아프간 철군 완료
미군의 아프간 철수 완료를 선언하는 프랭크 맥킨지 미 중부사령관. 2021.8.31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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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9·11 테러에서 촉발된 아프간전은 이날 미국이 미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함에 따라 공식 종료했다.
철수시한 31일 1분 앞두고 마지막 수송기 이륙
아프간 철수 작전 중인 미 수송기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CH-47 치누크 헬기를 싣고 있는 미군의 C-17 수송기. 2021.8.28
미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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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철수 시한으로 정한 31일을 불과 1분 앞두고 철수를 완료한 것이다.
맥킨지 사령관은 브리핑에서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선언하기 위해 섰다”고 말했다.
미국인 6천명 아프간 탈출…“100명 미만 탈출 못해”
아프간 철수 작전 중인 미 수송기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CH-47 치누크 헬기를 싣고 있는 미군의 C-17 수송기. 2021.8.28
미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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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지금까지 6000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을 떠났다고 밝힌 가운데 맥킨지 사령관은 100명에 못 미치는 미국인이 탈출을 희망했지만 시간 내에 공항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했다는 탈레반 경비대원의 발언을 전하면서 카불에 이를 축하하는 총성이 울려퍼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완전 독립을 주장하면서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9·11테러 배후 빈라덴 인도 거부하며 전쟁 시작
2001년 9월 11일 항공기 납치 동시다발 자살 테러로 무너지기 직전의 뉴욕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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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 정권을 세웠고, 이후 2011년 5월 당초 전쟁의 직접 계기였던 빈 라덴까지 직접 사살했지만, 아프간 전쟁의 수렁은 깊었다.
탈레반은 아프간 산악 지대와 인접국을 오가며 테러와 저항을 이어나갔고, 새 아프간 정권의 통치는 불안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철수하는 합의를 탈레반과 작년 2월 맺었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철군 결정을 뒤집지 않고 올 4월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아프간전 종식 의지를 공식화했다.
탈레반 빠르게 카불 장악…철군 일정 어그러져
“8월 31일까지 외국군 철수”…시한 못 박은 탈레반 대변인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이 24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외국 군대의 아프간 철수 시한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그는 8월 31일로 제시된 외국군 철수 및 민간인 대피 시한을 연장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2021.8.25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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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파죽지세로 수도 카불을 향해 진격하는 가운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수뇌부가 저항을 포기하고 국외로 도피하면서 정부군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결국 탈레반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수도 카불을 장악했고 지난 15일 사실상 무혈 입성했다.
이에 미국의 철군 일정은 물론 민간인 대피에도 큰 혼선이 빚어졌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전쟁 비용 1조 달러
미국-아프간 탈레반 전쟁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전쟁이다.
아프간전은 미국과 아프간 모두에 큰 상처를 남겼다. 지난 4월 기준 아프간전으로 희생된 이는 약 17만명으로, 아프간 정부군(6만 6000명), 탈레반 반군(5만 1000명), 아프간 민간인(4만 7000명) 등 아프간 측 피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군 역시 2448명이 숨졌고,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은 요원 3846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군 1144명 등 미국과 동맹국 역시 적지 않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특히 미국이 20년간 쏟아부은 전쟁 비용이 1조 달러(1165조원)에 달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