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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노래하겠다” 女시위대에 무자비하게 채찍 휘두른 탈레반

“자유 노래하겠다” 女시위대에 무자비하게 채찍 휘두른 탈레반

최선을 기자
입력 2021-09-09 11:48
업데이트 2021-09-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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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존중” 선언 뒤집고 강경 진압
시위대, 남성으로만 채워진 내각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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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파키스탄 대사관 인근에서 7일(현지시간) 아프간인들이 구호를 외치며 파키스탄의 자국 문제 개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탈레반 대원이 이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2021-09-08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파키스탄 대사관 인근에서 7일(현지시간) 아프간인들이 구호를 외치며 파키스탄의 자국 문제 개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 탈레반 대원이 이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2021-09-08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여성을 존중하겠다”는 선언을 뒤집고 무자비하게 여성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 아프간 여성들은 과거 탈레반의 통치 시절 받았던 억압을 다시 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아프간 카불에서 시위에 나선 여성들에게 채찍과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이날 여성들은 탈레반이 남성으로만 구성된 과도정부를 만든 데 항의하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여성에게 자리가 없는 정부는 없다”, “나는 계속 자유를 노래하겠다” 등의 글이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었다. 여성들을 정치, 경제, 사회에 참여하도록 해달라는 외침이었다.

탈레반 대원들은 시위를 벌인 여성들에게 채찍과 곤봉을 휘둘렀다. 심지어 시위를 지켜보는 청소년까지 온몸에 멍투성이가 되도록 구타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탈레반이 채찍으로 때리면서 집에 가서 아프간 새 정권을 받아들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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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파키스탄 구호 외치는 아프간 여성 시위대
반(反)파키스탄 구호 외치는 아프간 여성 시위대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파키스탄대사관 인근에서 반(反)파키스탄 시위에 나선 여성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이날 대부분 여성인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했다. 파키스탄은 1990년대 중반부터 탈레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아프간 문제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 AFP 연합뉴스 2021-09-07
탈레반의 이런 강경 진압은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과 향후 태도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은 지난 7일 전부 남자로만 채워진 내각 구성을 발표했다.

지난 6일 발흐주의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열린 여성 권리 보장 촉구 시위에서 탈레반이 최루탄을 터트리고 경고사격을 하면서 시위대 중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기도 했다. 현지 의료진은 “시위가 벌어졌던 장소에서 시신들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모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여성 시위대는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새 정부 구성 모든 계층에 여성을 참여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90년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 “여성이 빠진 새 정부는 무의미할 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프간 여성들은 지난달 15일 탈레반 재집권 후 대부분 집 안에 머물며 외출을 삼가다 이달 들어 점차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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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들고 아프간 시위대 향하는 탈레반 대원들
총 들고 아프간 시위대 향하는 탈레반 대원들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파키스탄대사관 인근에서 반(反)파키스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총을 든 탈레반 대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날 반파키스탄 시위대를 향해 발포, 여러 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카불 AP 연합뉴스 2021-09-07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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