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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떠난 아프간에 360억원·백신 원조 나선 중국

미국 떠난 아프간에 360억원·백신 원조 나선 중국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9-09 19:12
업데이트 2021-09-0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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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의 외교부 수장 각각 상반된 성격의 아프간 논의 회담 열어

미국이 독일에서 연 아프간 회담에 중, 러 초청했지만 양국 불참

8일 탈레반에 구금됐다가 폭행당한 아프가니스탄 신문 기자(왼쪽)이 옷을 입혀주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 기자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일어난 시위를 취재하다 탈레반에 붙잡혔다. AFP 연합뉴스
8일 탈레반에 구금됐다가 폭행당한 아프가니스탄 신문 기자(왼쪽)이 옷을 입혀주는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고통에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 기자들은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일어난 시위를 취재하다 탈레반에 붙잡혔다. AFP 연합뉴스
중국과 미국의 외교 수장이 각각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에 대해 전혀 다른 접근법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 장관 안토니 블링컨은 독일에서 미국의 서구 동맹과 함께 아프간에 대해 논의하는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반명 중국은 아프간의 이웃국가인 파키스탄, 이란,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과 지난 8일 회담을 열었다. 지난 7일 아프간 임시 정부 탈레반은 수도 카불에서 내각을 구성해 각 부처 장관 이름을 발표했다.

왕이 중국 외교장관은 중국이 아프간 원조에 2억 위안(약 362억원)을 내놓겠다고 했다. 여기에 300만회 접종 분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과 음식도 포함했다.

왕이 장관은 탈레반에게 테러리스트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촉구하며, 중국은 아프간 인접 국가에 흩어져있는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해서 단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장관이 언급한 테러리스트는 위구르족 지하드 조직으로 신장 위구르족 자치구 독립운동을 벌이는 튀르키스탄 이슬람당(ETIM) 등을 가리킨다. 1990년 부터 2001년 사이에 200차례에 걸친 테러 행위를 벌였으며 2001년에 일어난 9·11 테러를 계기로 유럽 연합, 중국 등에 의해 테러 조직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지난해 11월 ETIM을 테러 조직 명단에서 제외했다.
지난 8월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이슬람국가(IS) 지부 IS-K(Khorasan·호라산)가 저지른 테러로 사망한 13명의 미군 가운데 해군 맥스 소비악의 유해가 오하이오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8월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이슬람국가(IS) 지부 IS-K(Khorasan·호라산)가 저지른 테러로 사망한 13명의 미군 가운데 해군 맥스 소비악의 유해가 오하이오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왕 장관은 “아프간에 기지를 둔 몇몇 국제 테러 조직이 이웃 국가에 잠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탈레반이 이들 테러 조직과의 관계를 끊고 국경을 엄중하게 단속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중국은 아프간 재건을 위해 도울 것이라며, 테러리스트와 불법 마약 거래 소탕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와칸 회랑으로 불리는 아프간과 중국간 국경 통행도 식량 배달 등을 위해 열어 놓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은 아프간과의 화물 열차 운행을 재개할 계획임을 밝히며, 미국은 아프간 난민을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럽에서 20개 국가와의 회담을 통해 탈레반이 인권, 테러리즘과의 전쟁, 포괄성, 안전한 통행 등의 공공 의무를 다할 것을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번 회담에 초청됐지만 양국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불참 이유에 대한 질문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 사회는 아프간 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만 답했다. 이어 다자간 회담은 공허한 말잔치 보다는 실질적인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해 미국이 주도하는 아프간 논의 모임 참여 가능성을 차단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탈레반 재정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아프간 원조를 시작할 수는 있겠지만, 다른 국가들도 책임을 나눠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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