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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부담 줄이고 출근 늘려 ‘경기 부양’… 美 무료버스 실험 성공할까

서민부담 줄이고 출근 늘려 ‘경기 부양’… 美 무료버스 실험 성공할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0-04 12:29
업데이트 2021-10-0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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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인근 도시서 시내버스 무료화 단행
연간 50억원 이상 적자 버지니아주 부담
“겨울철, 노숙자 장기 탑승 막아야” 지적도
지난 1일(현지시간) 오전 6시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렉산드리아의 한 정류장에서 34번 버스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에 도움을 주자는 목적으로 지난달 5일부터 버스비는 무료로 전환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지난 1일(현지시간) 오전 6시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렉산드리아의 한 정류장에서 34번 버스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에 도움을 주자는 목적으로 지난달 5일부터 버스비는 무료로 전환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무료 버스로 이 지역의 경제 활동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겁니다.”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렉산드리아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만난 운전사 존(30)은 자신이 일하는 버스업체 ‘대시’가 “지난달 5일부터 13개 노선 모두 버스요금을 받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시는 알렉산드리아와 알링턴 지역을 운행한다. 워싱턴DC 인근에서 첫 대중교통 무료화 사례다. 2023 회계연도에는 470만 달러(약 55억원), 2025 회계연도에는 550만 달러(약 65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버지니아주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 위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곳곳에서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로 전환하는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이 더 움직이도록 부추겨 소비를 늘리고 소상공인을 돕는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주 당국은 대중교통 무료화로 원격근로 대신에 출근하는 이들이 보다 증가해 도심 지역의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많은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상업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아낀 탑승 비용을 소비에 보탤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워싱턴DC에서 버스 1회 탑승비용은 약 2달러(약 2350원)다.

반대로 펜데믹 중에 버스 탑승료를 면제해 주었던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는 초·중·고교 및 대학생만 무료 혜택을 주고 유료화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는 통근자들의 평균 연봉이 1만 8000달러(약 2100만원)일 정도로 서민들이 많은데, 월 400달러(약 47만원)의 대중교통 비용이 늘어날 경우 가정 및 지역 경기에 적잖은 부담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오하이오주 미들타운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감안해 2024년까지 버스 요금을 받지 않는다. 다만 버스요금 무료화 정책의 부작용으로 겨울이 오면 노숙자들이 임시거처로 이용하듯 버스에 장기 탑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역언론들이 지적했다.

버스기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무료화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은 버스 배차 간격이 10분에서 20~30분으로 늘어났고, 일부 노선은 연말까지 중단돼 우선 이번 달에 버스요금을 받지 않는다. 시는 공지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대유행으로 은퇴를 선택한 이들도 적지 않다”며 3500달러(약 412만원)의 고용 보너스까지 내걸었지만 여전히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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