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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스타 “미쳐보자” 한마디에… 5만 관객 피의 아우성 [김유민의돋보기]

힙합스타 “미쳐보자” 한마디에… 5만 관객 피의 아우성 [김유민의돋보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1-10 08:12
업데이트 2021-11-1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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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 무대 앞으로 몰려 압사 사고
약물 중독 등 현장에서 25명 체포
300여명 약물 과다복용·부상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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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관중이 몰린 콘서트
엄청난 관중이 몰린 콘서트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스콧이 등장하자 5만 명 관객이 일시에 무대 앞으로 몰렸고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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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스콧
트래비스 스콧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스콧이 등장하자 5만 명 관객이 일시에 무대 앞으로 몰렸고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AP연합
지난 5일(현지시간) 현장에서 무려 8명이 세상을 떠난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은 현장에서 “미친 사람을 보고 싶다” “누가 미쳐 볼래?”라고 말했고, 공연 당일 영상에는 5만 명의 팬들이 VIP 입구를 밀고 들어가면서 밀치고 넘어지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스콧의 등장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보려는 관객들이 앞으로 몰려들었고 압력을 견디지 못한 관객들이 넘어지고 부딪히며 사고가 발생했다. 쓰러지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고,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공연은 30분이나 더 이어졌다. 스콧은 응급차까지 출동한 걸 알고도 공연을 이어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 채 구급차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관중도 있었다.

콘서트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지옥과도 같았다”라며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듯했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광란의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를 짓누르면서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렸다”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현장을 담은 소셜미디어 동영상에는 넘어지고 소리 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스콧의 콘서트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스콧의 콘서트 현장. 재판매 및 DB 금지
트래빗 스콧 콘서트 피해
트래빗 스콧 콘서트 피해 구급차에 실려나가는 관중들 현장 목격 영상. 재판매 및 DB 금지
보안요원 현장 통제 중 의식 잃어
스콧 “장례비용과 티켓환불 진행”

경찰에 따르면 콘서트장 보안요원 1명은 사고 당시 현장을 통제하던 중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여러 관객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이들은 마약류 해독제로 응급 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미국 수사 당국은 콘서트 참석자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주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마약 범죄 수사관들을 투입했다.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살인·마약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휴스턴 수사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불법 침입 혐의 등으로 25명을 체포했고, 300여 명이 약물 과다복용과 부상 등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2명의 고등학생, 공대생, 그리고 약혼자를 구하려던 남성 등 14세에서 27세 사이 팬들이 이번 압사 사고로 숨졌다. 부상자 중에는 10세 어린이도 확인됐다. 스콧은 영상 성명을 통해 휴스턴 당국과 협력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8명의 사망자 모두의 장례식 비용을 지불하고 현장에 있던 모든 관객들의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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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스콧
트래비스 스콧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스콧이 등장하자 5만 명 관객이 일시에 무대 앞으로 몰렸고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AP연합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파크에서 열린 애스트로월드 음악축제 개막날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인비전 제공 AP 연합뉴스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 파크에서 열린 애스트로월드 음악축제 개막날 무대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인비전 제공 AP 연합뉴스
과거에도 “앞으로 나오라” 관객 유도
스콧·소속사·프로모터 상대 억대 소송

경찰은 콘서트 주최 측을 상대로 안전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스콧은 트위터에 공개한 동영상 성명을 통해 “콘서트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행사에 참여했던 관객 중 일부는 트래비스 스캇과 주최자인 라이브네이션, 프로모터 스코어모어에 소송을 걸었다. 마뉴엘 소우자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 과거 공연에서도 관객들에게 앞으로 나오라고 부추겨 사고를 유발했다”라며 스콧에게 약 100만 달러를 물어내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2015년 공연 때는 관객에게 바리케이드를 넘으라고 했고, 2017년 한 뮤직페스티벌에서는 관객에게 뛰고 앞으로 나오라고 적극 유도했다. 이 때문에 보안 요원과 관객 일부가 부상을 입었고 경찰은 스콧을 ‘관객에게 위험한 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체포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연 중 팬들에게 앞으로 나오라거나 심지어 2층 발코니에서 플로어석으로 뛰어 내리라고 유도하는 행동은 계속됐다. 2018년에도 같은 혐의를 받았고 스콧은 자신의 공연에서 부상당한 사람에게 6800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불을 붙이기 위해 소비할 모든 것을 찾으면 마약이든, 물이든, 오렌지 주스든 술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스콧은 2015년 GQ 인터뷰에서 자신의 콘서트가 에너지 넘치는 레슬링 경기처럼 느껴지기를 원한다며 무질서한 콘서트 진행을 이어갔고, 결국 압사 사고로 8명의 희생자를 낳은 뒤에야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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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을 보려 몰려든 관중들
스콧을 보려 몰려든 관중들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스콧이 등장하자 5만 명 관객이 일시에 무대 앞으로 몰렸고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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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스 스콧의 등장
트래비스 스콧의 등장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스콧이 등장하자 5만 명 관객이 일시에 무대 앞으로 몰렸고 압사 사고로 이어졌다.AP연합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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