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축구 전설 마라도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사후 미투’ 터졌다

축구 전설 마라도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사후 미투’ 터졌다

윤연정 기자
입력 2021-11-23 12:01
업데이트 2021-11-23 14: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30대 여성 아르헨티나에서 기자회견
“과거 십대 때 성폭행당했다”고 주장
“가족들, 쿠바 정부 개입 때문에 순응”
마라도나 수행원은 인신매매 혐의 조사
마비스 알바레스라는 여성이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알바레스는 10대 시절인 2001년 쿠바에서 마라도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의 측근을 인신매매 혐의로 고소했다.  AP통신
마비스 알바레스라는 여성이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알바레스는 10대 시절인 2001년 쿠바에서 마라도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의 측근을 인신매매 혐의로 고소했다.
AP통신
20년 전 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유명했던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와 연인 관계였던 여성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미성년자일 때 마라도나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쿠바 여성 마비스 알바레스(37)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10대였던 자신을 강간했다며 “유년 시절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또 알바레스는 지난주 아르헨티나 법정에서 마라도나의 전 수행원의 인신매매 혐의에 대해 증언했다고 밝혔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축구 스타 중 한 명으로 잘 알려진 마라도나는 지난해 11월 25일 6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86년 월드컵 우승을 견인한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세기의 선수에 선정됐다. 아르헨티나에는 그를 숭배하는 ‘마라도나교’라는 종교가 실제로 존재하는 등 국가적 영웅으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알바레스는 기자회견에서 2001년 알바레스는 마라도나와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서 함께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났는데 당시 마라도나는 40살이었고 알바레스는 16살이었다며 성폭행과 관련해 항의했다. 그는 마라도나가 약물 중독 치료받기 위해 쿠바에 있을 때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마라도나는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2000~2004년 동안 쿠바에서 지냈다.

알바레스는 당시 마라도나가 머물고 있던 하나바 지역에 위치한 치료원(clinic)에서 강간당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옆방에 엄마가 있는데도 “그가 내 입을 가리고 강간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일 이후) 더 이상 나는 소녀가 아니게 됐고 나의 순결함은 빼았겼다”며 “그 나이의 소녀가 경험해야 하는 천진난만한 삶을 포기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으로 추앙받는 디에고 마라도나는 지난해 11월 25일(현지시간) 6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1986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고 별세 전 아르헨티나 프로팀 힘나시아 감독을 맡았다. 과거 2000-2004년에 마약 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쿠바에서 지냈다.  아르헨티나 EPA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으로 추앙받는 디에고 마라도나는 지난해 11월 25일(현지시간) 6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그는 1986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고 별세 전 아르헨티나 프로팀 힘나시아 감독을 맡았다. 과거 2000-2004년에 마약 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쿠바에서 지냈다.
아르헨티나 EPA 연합뉴스
마라도나 사망 전 담당 변호사였던 마티아스 몰라는 이에 대한 답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로이터는 이 사건과 관련해 마라도나의 다른 법정 대리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마라도나의 성폭행 혐의를 폭로한 알바레스는 앞서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 스타와의 관계가 합의된 관계라고 설명했지만, 적어도 한 번은 강요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가족들이 축구 스타와의 관계를 용인했던 이유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났음에도 마라도나가 고(故)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쿠바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마라도나와의 관계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족들도 자신이나 그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관계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당했다”고 말했다.

쿠바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마라도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영웅으로 남아 있는 아르헨티나로 오는 것이 힘들었다고 밝힌 알바레스는 “앞으로도 그의 나라에 있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어디에 있든 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그는 우상이였지만 동시에 한 사람으로서 그에 대해 기억하는 모든 것이 추하게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한편 알바레스는 “모든 여성과 인신매매, 각종 범죄의 피해자들 돕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그들을 도울 것”이라고도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많이 본 뉴스

‘금융투자소득세’ 당신의 생각은?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의 투자로 5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20%의 금투세와 2%의 지방소득세를, 3억원 이상은 초과분의 25% 금투세와 2.5%의 지방소득세를 내는 것이 골자입니다.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제도 도입과 유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일정 기간 유예해야 한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