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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픈역사’ 입양 한인 무국적자, 美 시민권 획득 길 열린다

‘버려진 아픈역사’ 입양 한인 무국적자, 美 시민권 획득 길 열린다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2-02-06 12:33
업데이트 2022-02-0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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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성격 강한 미국경쟁법안에 포함돼
입양 무국적자 시민권 부여 법안 하원서 가결 
1~3달 상·하원 조율 후 바이든 서명시 시행
70~80년대 입양 50대 이상 2만명이 수혜
“버려진 아픈 역사, 한국 정부도 도의적 책임”
한국전쟁 이후 한국 어린이를 손자로 입양하려 한국을 찾았던 한 미국인이 찍은 서울 독립문 일대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쟁 이후 한국 어린이를 손자로 입양하려 한국을 찾았던 한 미국인이 찍은 서울 독립문 일대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쟁이 끝나고 1970~80년대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 물결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권 없이 사는 이들이 2만여명에 육박합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두 번 버림을 받은 이들입니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5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 시민권 없는 한인 입양인 구제법안’이 전날 미국 하원을 통과한 데 대해 “입양인들의 고통을 덜어 줄 중대한 성과”라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지난해 3월 발의한 ‘입양인시민권법안’은 전날 중국 견제 성격이 짙은 ‘미국경쟁법안’에 포함돼 가결됐다.

김 대표에 따르면 미국에 입양됐지만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무국적자는 총 4만 9000여명으로 이중 한인이 1만 9000여명이다. 대부분 입양 당시 양부모가 시민권 취득 절차를 잘 몰랐거나 이혼·파양 등으로 시민권을 얻지 못한 경우다.

그간 해당 법안의 통과를 위해 동분서주한 김 대표는 “입양 한인들은 한국 내 소재지도 모르고 한국말도 못 하는 이들이 많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2002년 9·11 테러 이후 무국적자에 대한 미 당국의 규제가 심해지면서 이들은 구직 등 일상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이 시행될 경우 수혜자는 대부분 50대 이상 장·노년층이다. 2000년에 미 당국이 18세 이하인 입양인에 대해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당시 사각지대로 몰린 이들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대표. 워싱턴특파원 공동취재단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대표. 워싱턴특파원 공동취재단
김 대표는 2016년 입양 한인 무국적자를 돕는 시민운동가들을 처음 만났다며 “왜 두 번 버림을 받아야 하냐. 우리는 친부모에게도, 양부모에게도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우리 존재 자체를 하늘에 원망한다” 등의 얘기를 들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이들은 버려진 아픈역사”라며 “한국 정부도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상원에서 미국경쟁법안의 유사 법안이 통과된터라, 향후 1~3개월 가량 상·하원의 조율을 거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이의 서명하면 해당 법안은 시행된다.

송원석 KAGC 사무국장은 “앞으로 상·하원 조율 과정에서 입양 한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조항이 그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여러 의원들을 만나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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