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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충돌 예정 우주쓰레기는 스페이스X 아닌 중국 로켓 잔해”

“달 충돌 예정 우주쓰레기는 스페이스X 아닌 중국 로켓 잔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2-02-14 12:33
업데이트 2022-02-1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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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달 충돌’ 예측된 인공물 정체 새로운 주장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중국 창정-3C 로켓 잔해”
인도 ‘달 충돌’ 실험 이후 의도치 않은 추락은 처음
4t 로켓 잔해. 시속 9000㎞의 속도로 달 뒷면 충돌
NASA 관계자 “달 관련 흥미로운 연구 기회 제공”

달의 뒷면
달의 뒷면 1989년 발사된 목성탐사선 갈릴레오호가 본격적으로 목성으로 향하기 전 추진력을 얻기 위해 지구 근처를 지나가면서 찍은 달 뒷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 주변의 우주 쓰레기로 떠돌다 3월 초 달에 떨어져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 로켓 잔해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가 아니라 중국 로켓의 잔해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과학기술 관련 매체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 등에 따르면 팰컨9 로켓 잔해의 달 충돌 가능성을 경고한 지구 근접물체 추적 전문가 빌 그레이는 지난 12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앞선 예측이 잘못됐다며 중국의 창정-3C 로켓을 추락 추정 물체로 다시 지목했다.

2015년 첫 관측 뒤 팰컨9 로켓 2단계 추진체 추정
심우주기후관측위성 싣고 발사되는 팰컨9 로켓
심우주기후관측위성 싣고 발사되는 팰컨9 로켓 2015년 2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심우주기후관측위성(DSCOVR)을 싣고 있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그레이가 동료들과 문제의 물체를 추적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었다.

임시로 ‘WE0913A’로 명명된 이 물체를 추적한 결과 이것이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닌 인공물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지구 근접 천체를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명왕성 프로젝트’(Project Pluto)를 만든 그레이는 앞서 지난달 말 WE0913A이 달에 충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또 달에 충돌할 이 물체가 2015년 2월 11일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심우주기후관측위성(DSCOVR)을 쏘아 올린 팰컨9 로켓의 2단계 추진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예측은 민간 우주산업을 주도하며 수많은 로켓과 위성을 쏘아 올린 스페이스X가 우주쓰레기를 대량 발생시키고 있으며 심지어 달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주쓰레기에 대한 경각심과 책임론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레이는 당시 팰컨9 로켓의 2단 추진체가 DSCOVR 위성을 심우주에 올려놓기 위해 높은 고도까지 올라갔고, 발사 이틀 뒤 달 주변을 지나는 WE0913A가 포착된 점 등을 들어 이를 팰컨9의 잔해로 추정했다.

물체의 반사도나 예측 궤도, 시간 등이 비슷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너무 달에 가깝다” 반론…중국 달 탐사 로켓 가능성 부상
달 탐사선 싣고 발사되는 중국의 창정-3C 로켓
달 탐사선 싣고 발사되는 중국의 창정-3C 로켓 2014년 10월 23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5호를 실은 창정-3C 로켓이 쓰촨성 시창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창어 5호는 달의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를 맡았다.
AP 연합뉴스
그러나 다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선이 스페이스X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엔지니어 존 조르지니가 그레이에게 이메일을 통해 DSCOVR 위성의 궤도가 달에 근접하지 않는데 이를 실어 보낸 로켓의 2단 추진체 잔해가 달에 충돌할 정도로 가깝게 다가간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지적을 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그레이는 WE0913A가 팰컨9가 아닌 다른 로켓의 잔해일 가능성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레이는 WE0913A가 2014년 10월 23일 달의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중국의 창어 5호 발사에 앞서 시험적으로 이뤄진 창어 5호-T1 미션에 사용된 로켓의 잔해로 추정된다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창어 5호-T1 미션의 소형 탐사선을 보내기 위해 쏘아 올린 창정-3C 로켓의 잔해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창정-3C 로켓의 발사 시간과 달의 궤적이 곧 달에 충돌할 WE0913A의 궤도와 거의 일치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레이는 “이 역시 아직 ‘정황적’ 증거이지만 나는 상당히 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3월 4일 낮 12시 25분(한국시간 오후 9시 25분) 달에 충돌할 물체는 창어5호-T1 미션의 로켓 잔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실시간 관측 불가…“달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을 것”
3월 초 달에 충돌할 예정인 인공체의 궤도
3월 초 달에 충돌할 예정인 인공체의 궤도 녹색 원이 달 궤도, 검은색 타원이 인공물체로 추정되는 WE0913A. 3월 4일 달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명왕성 프로젝트 홈페이지 캡처
인류가 쏘아 올린 로켓 잔해가 달에 충돌할 것이라는 예측은 우주쓰레기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지만 NASA의 한 대변인은 앞서 AFP통신에 “흥미로운 연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사건”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충돌 지역이 달 뒷면이라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고, 달 궤도를 도는 달정찰궤도선(LRO)도 충돌 예측 시점에 다른 위치에 있을 예정이기에 실시간으로 충돌 과정을 지켜볼 수는 없지만, 4t에 달하는 로켓의 잔해가 시속 9000㎞의 속도로 충돌하며 만들 크레이터(충돌구)의 전후 이미지를 비교해 분석함으로써 달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달 연구를 위해 인도 우주선 찬드라얀1호를 일부러 충돌시킨 전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인공 물체가 의도치 않게 달에 충돌하는 것은 처음 파악된 사례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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